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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중심 잃은 양산학춤 ‘비틀’..
문화

중심 잃은 양산학춤 ‘비틀’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5/12/29 08:59 수정 2015.12.29 08:53
김덕명 사망 이후 유언장 공개… 진주 출신 인사 후계 지명

양산학춤→진주학춤? 후계자 논란에 이어 정체성 문제 지적



단아한 선비의 기상을 닮았다던 양산학춤이 후계자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번 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월 양산학춤 보유자인 김덕명 씨가 향년 92세로 사망한 이후 공개된 유언장에 따르면 김 씨는 양산학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진주에 사는 박아무개 씨에게 양도키로 한 것. 박 씨는 김 씨가 보유한 경남도 지정문화재 한량무 후보자로 1999년 작성된 유언장은 이미 법원 공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양산지역 전통문화로 이어져 왔던 양산학춤이 진주 사람 손에 명운이 달라질 상황에 처한 것이다. 단순히 후계자 문제를 넘어 지역 전통문화로 양산학춤에 대한 정체성 문제까지 흔들리게 돼 지역 문화계가 받은 충격은 남다르다.

김 씨는 양산지역에서 양산학춤을 전파하면서 수많은 제자를 가르쳐왔다. 하지만 정작 양산학춤의 경우 경남도는 물론 문화재청에 공식 지정된 무형문화재가 아니다. 따라서 양산지역 이수자 모두 공식 후계자로 인정된 사람은 없다. 이러한 가운데 박 씨가 양산학춤을 ‘김덕명류 학춤’으로 국가지정 문화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양산학춤의 입지는 더욱 위태로운 상황이다.

양산학춤 후계자 문제는 오랜 세월 논란을 거듭해왔다. 현재 양산학춤과 관련한 지역 내 단체는 (사)양산학춤보존회, 학춤보존회, 전통예술보존회 등이다. 이들은 김 씨에게 양산학춤을 사사한 후 양산학춤을 경남도 지정 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지만 좌절을 겪어야 했다.

특히 김 씨 후계 구도를 둘러싼 이들의 갈등은 지역 문화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결과적으로 김 씨 유언장이 공개된 이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유언장 공개 이후 지역 내 양산학춤 관련 일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양산학춤을 양산시 지정문화재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들은 <양산시 보호문화유산조례>에 따라 양산학춤을 지역 문화재로 보존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례는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록되지 않은 문화유산을 별도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보호하기 위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양산학춤 후계자가 진주 사람으로 굳어진 가운데 양산학춤 명칭마저 ‘김덕명류 학춤’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 양산학춤이 과연 지역 문화재로 전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양산시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양산시는 양산학춤을 지역 문화재로 지원과 홍보를 꾸준히 해왔다. 더욱이 지역문화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해 김 씨에게 2011년 양산시민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양산시는 “현재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파악 후 학춤 관련 인사들과 지역 문화계 여론을 청취한 후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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