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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희 편집국장 | ||
ⓒ 양산시민신문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냈다.
양산 갑에는 새누리당 윤영석, 더불어민주당 송인배, 국민의당 홍순경 3명의 후보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지난 19대 선거에서 1대 1 대결을 펼쳤던 윤영석ㆍ송인배 후보에 홍순경 후보가 가세해 3자 대결 양상이다.
양산 을은 조금 더 구도가 복잡하다. 8명이나 되던 새누리당 예비후보들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장권 후보가 공천을 확정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국민의당 허용복, 무소속 우민지ㆍ황윤영 등 모두 5명의 후보가 유권자 선택을 향해 경쟁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양산 을 선거구가 신설돼 양산지역에서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지난 선거에서 여야 1대 1 대결구도가 펼쳐졌던 것과 달리 2개 선거구로 나눠 다자구도로 치러지게 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 실천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정치제도로 도입한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선거 때마다 등장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선거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다. 각 정당은 유권자에게 정당의 가치를 알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이라는 과정을 거쳐 유권자 앞에 내놓는다. 여기까지는 책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현실은 ‘승리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이기기 위해서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정치가 오늘 우리 곁에 있다. 선거구 획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법이 정한 시일을 어기는 것도 모자라 계파 간 이해관계로 후보 공천마저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야 확정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할 뿐이다. 정당이 후보자를 검증하기 위해 장고를 거듭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을 떠올릴 정도로 정당이 어떤 가치를 실현할 후보를 선택하게 됐는지 알 길이 없다.
최근 우리나라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여론조사다.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비정상이 정치를 좌우하고 있다. 여론조사로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가치를 검증할 수 있다고 믿는 이는 많지 않다. 대다수 전문가 역시 여론조사결과는 참고사항일 뿐 그 자체가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태생적으로 여론조사는 표본추출, 질문내용, 조사방식, 조사시점, 조사주체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는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정당 목표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손쉬운 검증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허술함과 선거마다 고개를 드는 ‘승리지상주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가치의 실현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자. 민주주의가 가진 기본 속성은 ‘평등’에 있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이든, 남자든 여자든 우리나라 선거는 1인 1표제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데 조건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일에 필요한 것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부합하는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뿐이다.
칼럼을 시작하면서 상상의 동물인 ‘해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민주주의가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이고, 선거가 그 과정이라는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마치 해태와 같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정치에서 ‘정정당당’이라는 말을 꺼내는 일이 세상 물정 모르는 이들의 외침에 그치는 일일까?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은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정치의 현 주소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거짓 정보가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게 유포되기도 한다. 유권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후보자의 가치와 정책과 같은 기준이 제시되기보다 오히려 유권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이 선거를 지배하기 일쑤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들은 저마다 깨끗한 선거, 공정한 경쟁을 외치고 있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과 함께 서약서를 받을 것이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상의 동물, 해태가 후보자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선거 이후 당선자는 국회에서 해태와 같이 법과 정의를 지키는 국민의 대표로 일해주길 바란다.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