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봉사하는 게 우리 원칙”
↑↑ 사진 왼쪽부터 박도국 기동본부장, 이정호 회장, 이두웅 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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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얇아진 옷차림으로 따뜻한 봄기운과 아름다운 봄꽃을 즐기기 위해 지난 13일, 남편과 함께 원동매화축제를 찾은 김미경(부산시 해운대구) 씨. 김 씨는 물금 황산강 베랑길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낙동강 물길 따라 매화 향을 맡으며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그 끝에 만난 매화는 아직 만개하지 않아 아쉬운 감도 있었지만, 봄을 먼저 만끽한다는 기쁨에 마냥 즐거웠다.
축제를 즐긴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전거에 올라탔다. 자동차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기 때문에 긴장하고 페달을 밟았지만, 사고는 아차 하는 순간 일어났다. 맨홀에 걸려 그대로 엎어졌고, 뒤따라오던 남편이 아니었으면 대형 사고로까지 이어질 뻔했다.
무릎이 찢어졌고, 찢어진 곳에 피가 고인 것이 눈에 보였다. 한 발 내딛기 힘들 정도로 통증도 심했다. 김 씨 남편은 일단 그를 주변에 있던 가게로 옮기고 의자에 앉혔다. 남편은 응급차가 오는 것보다 자신이 물금에서 원동으로 차를 가지고 오는 게 빠를 거라며 물금으로 향했다.
김 씨는 밀려오는 아픔에 눈물이 났다. 남편도 없이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이 불안했다. 그런 김 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있었다. 매화축제 행사장에서 교통 지도를 하고 있던 해병대전우회 양산시연합회 이정호 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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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다쳤네! 괜찮습니까? 우짜다 이래 됐는교!”
이 회장도 꽤 심각한 상태의 김 씨를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해마다 교통 지도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큰 사고는 없었던 것이다. 김 씨는 이 회장에게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다. 어쩌다 다치게 됐는지, 왜 여기 앉아 있었는지 등 김 씨의 말을 들은 이 회장은 그에게 등을 내주며 말했다.
“응급차도 못 오는데 자가용이 이까지 언제 온단 말인교, 내한테 업히고 이두웅 대원이 차 좀 가지고 온나. 남편 있는데 까지 우리가 데리고 가야겠다. 남편한테는 전화 하이소. 물금에서 기다리라고”
김 씨는 이 회장의 도움을 받아 해병대전우회 차량에 올라탔다. 김 씨는 차에 앉아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분 좋게 놀러 온 곳에서 이런 사고가 난 것도 당황스러웠고 통증도 생각보다 심해 아프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런 김 씨를 안정시키기 위해 운전대를 잡은 이두웅 대원은 그에게 위로의 말을 계속 건넸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 도착합니다. 별일 없을 겁니다”
적절한 조처로 응급환자 도와 눈길
다행히 차가 많이 막히지 않아 남편이 있는 곳까지 김 씨는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부산 해운대백병원으로 간 김 씨는 무릎에 금이 갈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지만, 해병대전우회 도움이 없었다면 더 상태가 악화됐을 것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김미경 씨는 “기분 좋게 간 축제에서 이런 사고가 생길 거라곤 저도 생각을 못 했는데, 주변에 해병대전우회 회원들이 있었고 그분들이 세심하게 저를 챙겨줘 병원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다”며 “병원까지 이동하는 동안 저를 신경 써주신 이두웅 대원님과 사고 이후에 제 상태를 걱정해주신 이정호 회장님께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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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웅 대원은 “지시에 따라 환자를 이송한 것밖에 없는데 이런 칭찬을 받게 돼 부끄럽다”며 “이번 일을 마음에 새기고 시민에게 더 친절하게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생 여럿이서 추억을 만들겠다고 자전거를 타고 황산베랑길을 달려오다 한 명이 넘어져 무릎이 찢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들끼리 도와가며 원동119센터로 향하던 길에 연합회 박도국 기동본부장이 그들을 발견해 이송에 도움을 줬다.
박도국 연합회 기동본부장은 “그날 119센터에 사람이 없어 중앙119와 연락해 에덴밸리까지 환자를 이송해주기로 하고 태워갔다”며 “당연히 봉사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이런 일이 기사까지 날만 한 것인지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회장은 “올해 유독 자전거 관련 사고가 자주 일어나 유감”이라며 “다행히 근처에 우리 대원들이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때 필요한 조처할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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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회장은 “우리 해병대 전우회는 양산시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에 봉사자로 나서며 시민을 위해서, 양산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서 늘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며 “가끔 저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분도 있으나, 많은 시민이 저희 지도에 잘 따라주고 협조해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살기 좋은 양산을 위해 우리 해병대 전우회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병대전우회 양산시연합회는 삽량문화축전을 비롯해 해맞이 행사, 양산전국하프마라톤대회 등 양산에서 일어나는 큰 행사부터 교통 지도, 환경 정비 등 지역을 위해 다양한 봉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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