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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희 편집국장 | ||
ⓒ 양산시민신문 |
이제 4.13 국회의원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곧 유권자들은 선택해야 한다. 선택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선택으로 인해 생기는 책임은 단지 후보자 몫에 그치지 않는다. 투표일을 앞두고 투표하기를 꺼리는 이들은 삐뚤어진 정치 탓을 한다. 그리고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선택할 수 없었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투표하던 하지 않던 그것 또한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투표일을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은 투표는 민주주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다. 후보자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유권자를 상대로 쏟아낸 수많은 공약을 지켜야 하는 책임이 남았고, 유권자는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선택한 후보와 정당, 그리고 정책에 대한 책임을 삶 곳곳에서 피부로 맞닥뜨려야 한다.
투표하지 않은 이들 역시 책임이 뒤따른다. 정치가 지금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치는 우리 삶을 지배한다. 좋은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은 책임은 투표를 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나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낸다. 그 환경 속에서 우리는 취업을 걱정하고, 결혼을 걱정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의 미래를, 부모의 노후를 염려하며 하루하루 살게 된다.
다시 야구 이야기로 돌아가자. 뜬금없이 야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야구가 인생을 닮은 스포츠기 때문이다. 흔히 모든 스포츠가 인생 축소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경쟁’이라는 바탕 위에 희로애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야구는 공을 던지고, 공을 때려내는 스포츠다. 공을 가지고 하는 많은 스포츠 가운데 야구가 가지는 독특함은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결국 사람이 집(홈)으로 먼저 들어와야 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도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공의 움직임에 따라 선수들 움직임이 정해지지만 점수를 내기 위해서는 공이 아니라 사람이 집(홈)에서 시작해 집(홈)으로 들어와야 한다.
야구처럼 많은 변수와 그에 따른 규칙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도 드물다. 야구 규약집만 해도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라니 야구 심판조차도 모든 규칙을 외우지 못할 정도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변수를 경험해야 하는 우리네 인생과 닮은꼴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기본적인 삶의 규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야구에서 아무리 다양한 작전으로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승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집(홈)으로 들어와야 하는 것과 같다.
결국 사람이다. 인생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은 결국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을 외면한 채 개발되는 산과 들, 사람을 차별하며 일직선으로 달리는 정의, 사람을 소외시키며 벌어들이는 돈. 사람이 빠진 모든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수많은 말잔치를 벌였다. 지역을 개발하고, 복지를 늘이고, 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투표를 앞두고 후보자가 쏟아낸 말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들이 쏟아낸 말잔치 속에 과연 사람이 있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리고 그들의 말에 공감하는 내 속에 사람이 아닌 다른 욕망이 숨어있지 않은가 되묻는다.
투표를 앞둔 후보자만큼이나 유권자 마음도 심란하다. 잘 알지 못해서, 제대로 확신을 가지지 못한 탓에 선택이 망설여지는 것이다. 선거는 최선이 아닌 최악을 가려내는 과정이라는 말처럼 슬픈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후보자들이 쏟아낸 말에 대한 책임은 투표에서 시작한다. 지금까지 정치가 불신을 받고 있는 이유는 투표가 시작이 아닌 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후보자도 유권자도 모두 투표가 민주주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라고 생각하며 투표 이후 시간은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이 아닐까?
2016년은 의미 있는 해다. 양산이 인구 30만 시대를 열었고, 시(市)로 승격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그리고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의원을 2명을 선출하게 됐다. 4월 29일부터 열리는 경남도민체전은 양산이 경남 변방도시가 아닌 중심도시로 거듭나게 됐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남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양산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이번 선거는 끝이어서는 안 된다. 양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곧 다가올 선택의 시간,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선택에 대한 책임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