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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도서관에서 이어지는 우리 마을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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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어지는 우리 마을 공동체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6/04/11 12:57 수정 2016.04.11 12:57
■ 개관 10주년 맞은 '청어람작은도서관'
소리 내 책 읽고 수다 떨어도 좋아… 주민 넉넉히 품는 ‘작은도서관’
장서 1만3천권 달하는 ‘마을문고’ 역할은 물론 동네 사랑방 되기도














↑↑ 청어람작은도서관은 아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문화강좌와 각종 행사를 운영하며 도서관을 책만 읽는 곳이 아닌 아이들 놀이터, 주민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책장 넘기는 소리와 이따금 들리는 기침 소리만이 유일하게 정적을 깨는 공공도서관과는 달리, 청어람작은도서관은 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들이 이내 한 곳에 모여 자신들만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이들은 이미 엄마 곁을 떠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작은도서관이 뭔지 묻자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청어람작은도서관이요? 책만 읽는 곳이라기보단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 사랑방이죠”

주민 손으로 키워가는 작은도서관

청어람작은도서관은 ‘청어람새마을문고’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6년 4월 문을 열었다. 이웃과 소통이 사라진 현대에 주민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새마을부녀회가 주축이 돼 꾸민 공간이었다. 지금 도서관을 이끄는 박정호 관장도 개관할 때부터 도서관을 지켜온 일원이었다.


“그땐 봉사자 중 한 명이었죠. 부녀회에서 운영을 담당하다 도서관 규모가 자꾸 커지니까 부녀회와 도서관을 동시에 관리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도서관 운영팀을 분리했죠. 저는 아직도 부녀회와 도서관 일을 함께하고 있지만요”


주민 힘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보니 10년간 도서관을 이끌어 온 것 역시 주민들이었다. ‘풀꽃봉사회’라는 이름으로 주민 도서관 봉사자 15명이 운영을 돕고 있다. 꼭 봉사자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나 작은도서관 문화 프로그램 도우미 등 다양한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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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편하게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연 ‘자유로움’이다. 누워서 책 보기, 그림 그리기, 뛰어놀기, 대화하기, ‘도서관에선 조용히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대신 자유롭게 아이들도, 엄마들도 놓아준다. 그래서 그런지 도서관에는 항상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찾아와요. 오전에는 아이들 학교나 유치원 보낸 엄마들이 모여 육아 이야기로 꽃을 피우기도 하죠. 오후에는 숙제하러 오거나 엄마 손잡고 책 읽으러 오는 가족도 많아요. 하루에 200여명 정도 도서관을 찾아오죠”

누구나 손쉽게 찾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특히 회원 가입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고, 꼭 청어람 주민만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아 인근 아파트 주민도 적지 않게 도서관을 찾는다. 같은 아파트 주민만 내 이웃이 아니라 양산시민 모두가 내 이웃이기에, 도서관은 이웃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자체 진행하는 다양한 강좌도 도서관 자랑거리. 책만 읽는 곳은 매력이 없다는 생각에 특강을 비롯해 영화상영, 도서관 문화센터 운영 등 이용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청어람 내 헬스장이 생기기 전에는 ‘요가’ 등 운동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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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관장은 빛 그림이나 영화상영 등 특별 행사가 있을 때면 도서관 가득 주민이 찾아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며 웃었다. 특히 그는 양산시립도서관이나 웅상도서관 등에서 진행하는 ‘도서관에서 1박 2일’ 행사는 우리가 원조라며 자랑하기도 했다.


“1박 2일 도서관 캠프라고, 도서관 내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하루를 묵는 행사를 진행했어요. 반응이 정말 좋았는데, 공간은 한정돼 있고 장서는 계속 늘어나고 참가를 원하는 이들도 많아져 계속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지금은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인근 공공도서관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걸 보고 뿌듯했어요”


공공도서관보다 시설과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가까운 거리에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도서관이 주민에게 주는 가치는 크다. 박 관장은 도서관이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주민 곁에 늘 함께 있는 도서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이용하고 아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저는 앞으로도 도서관이 주민 사랑방으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든 여기 오면 이웃을 만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주민이 계속 찾아와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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