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재대결에서 새누리당 윤영석 후보가 다시 웃었다.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송인배 후보는 이번에도 아쉬운 눈물을 삼키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결과 새누리당 윤영석 후보는 3만1천132표, 46.42% 득표율로 2만7천916표, 41.62% 득표율을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송인배 후보를 3천216표 차로 앞섰다. 19대 선거에 이어 맞붙게 된 두 후보 간 경쟁은 이번 선거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결과는 19대와 같았다.
하지만 19대 4천999표 차에서 이번에 3천216표 차로 간격이 좁혀졌다는 점은 ‘여당 텃밭’이라는 양산이 여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정치구도로 꾸준히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번 개표 결과를 통해 살펴본 주요 특징은 2000년대 이후 나타나는 양산지역 정치성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신도시지역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야권 성향 유권자가 늘어가고 있는 반면, 농촌ㆍ원도심지역의 경우 기존 여당 지지층이 굳건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읍ㆍ면ㆍ동별 득표현황을 살펴보면 이런 경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개표 결과 대표적인 신도시지역인 물금읍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새누리당 윤영석 후보가 앞섰다.
물금읍의 경우 19대에 비해 유권자 수가 1만9천324명 증가한 5만2천126명으로 선거 이전부터 양산 갑 선거구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예상대로 송 후보가 1만4천306표를 얻어 1만1천955표를 득표한 윤 후보를 2천351표 차로 따돌렸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윤 후보가 얻은 득표수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 후보는 유권자 수 3천38명으로 물금읍에 비해 1/17에 불과한 원동면에서만 송 후보에게 1천48표 앞선 1천388표를 얻었다. 송 후보가 원동면에서 얻은 득표는 340표에 불과했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원동면 유권자가 여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셈이다. 게다가 윤 후보가 원동면 출신이라는 점도 격차가 벌어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물금읍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상북면은 1천596표 차, 하북면 1천303표 차, 중앙동 1천247표 차, 삼성동 464표 차, 강서동 30표 차로 윤 후보가 앞섰다. 19대 선거 당시 송 후보가 물금읍에 이어 57표 차로 앞서며 팽팽한 구도였던 강서동 역시 이번에는 30표 차로 윤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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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결국 농촌ㆍ원도심지역 비율이 높아진 양산 갑 선거구 획정에 따른 유불리가 기본적인 선거 구도를 여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간 것이다.
여기에 1대1 대결 구도였던 19대 선거와 달리 또다른 야권 후보인 국민의당 홍순경 후보가 경쟁에 가세한 것이 변수였다.
국민의당 홍순경 후보는 개표 결과 8천10표, 11.94% 득표율을 기록했다. 단순합산으로 야권인 송 후보와 홍 후보 득표수를 계산하면 윤 후보에게 야권이 4천794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야권 후보가 단일화됐을 경우 야권 후보가 당선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양산시의원 재선거(물금ㆍ원동ㆍ강서)에 출마해 새누리당 김영철 후보와 1대1일 대결을 펼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심경숙 후보는 모두 1만9천703표를 얻은 반면 송 후보는 이 지역에서 1만6천479표를 얻는 데 그쳤다.
개표 이전만 하더라도 새누리당 출신인 홍 후보가 여야 지지층을 모두 잠식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야권 지지층 표를 더 많이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선거구 획정부터 유불리가 갈린 상황에서 야권이 분열한 결과가 더해져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를 만든 전국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양산 갑 선거구에서 야권이 고배를 마시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 결과는 여야 지역정치권 모두에게 상당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결과는 여당 승리로 나타났지만 물금읍을 중심으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지지세력도 만만치 않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국 어느 도시보다 30~40대 젊은 인구 비율이 높은 양산지역은 앞으로 여야 모두 안심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이들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산을 둘러싼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서 야권이 다수 당선자를 배출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유입인구가 많은 양산지역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 동부경남지역인 양산, 김해 4석 가운데 새누리당은 윤 당선자가 유일할 정도로 과거 이 지역이 여당 텃밭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