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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 좌우 날개 달고 날자..
오피니언

양산, 좌우 날개 달고 날자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6/04/19 09:13 수정 2016.04.19 09:13
윤영석 ‘재선 의원 역할론’
서형수 ‘야당 의원 영향력’
둘 아닌 하나를 위해 협력
새로운 정치, 양산서 시작













 
↑↑ 이현희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약속의 시간은 지났고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양산지역은 처음으로 국회의원 2명을 선출했는데 그 결과 양산 갑은 새누리당 윤영석 후보가, 양산 을은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후보가 당선됐다. 여야 후보가 각각 선택받은 결과를 놓고 많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두 당선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산을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달라는 시민 여망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양산 갑 선거구 윤영석 당선자는 14, 15, 16대에 거쳐 3선을 했던 나오연 전 의원 이후 처음으로 양산지역 출신으로 재선에 성공한 여당 의원이 됐다. 나 전 의원 이후 양산지역은 현 여당의 잇단 낙하산 공천으로 지역 민심과 맞지 않는 공천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19대 정치신인으로 등장한 윤 당선자는 지역 출신으로 지역 목소리를 반영하는 일꾼이 되겠다는 선거 전략을 통해 국회에 진출했다.


윤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재선의 힘’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집권여당 재선 의원이 가지는 역할론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부 부처마다 마련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산에 필요한 사업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역시 시민 선택에 중요한 잣대로 평가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나자 역설적으로 윤 당선자 정치적 위상은 높아지게 됐다. 특히 ‘낙동강 벨트’라 불리는 부산 서부지역과 경남 동부지역에서 야당 후보가 대거 당선되면서 윤 당선자의 당내 입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해, 양산 4개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은 윤 당선자가 유일하다. 이른바 ‘낙동강 전투’에서 살아남아 재선 의원으로 당내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신설 선거구인 양산 을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당선자가 이번 총선 신데렐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정계에 입문한 서 당선자가 당선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실제 선거 기간 동안 언론에서 발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자릿수 이상 지지율 차이를 보인 데다 지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지도 탓에 쉽게 당선을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전국 선거 영향에 힘입어 서 당선자는 13대 김동주 전 의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양산지역 야당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선거운동 기간 서 당선자는 “진짜가 왔다”는 구호를 통해 오랜 세월 지역 정치를 독점해온 새누리당 실정을 부각하고, 이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지역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한겨레신문 대표를 역임했던 경력을 내세우며 신설 선거구 첫 국회의원 적임자로 ‘인물론’을 강조한 것이 유권자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평가된다.


서 당선자는 선거에서 여당 초선 의원보다 야당 대표 의원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영남지역에서 대다수 의원이 여당 소속인데 반해 야당 의원이 소수인 탓에 당내에서 더 많은 배려를 얻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제 선거운동 기간 두 당선자가 유권자 마음을 얻기 위해 주장해온 ‘재선 의원 역할론’과 ‘야당 대표 의원 영향력’이 과연 현실에서 양산 발전을 이끄는 힘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 시민 관심 대상이다.


고 리영희 선생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연설에서 인용한 책 제목은 비단 정치적인 진보, 보수의 입장만을 밝힌 것이 아니다. 세상사 모두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담고 있다.


총선에서 시민 선택은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좌우 날개처럼 두 당선자가 힘을 모아 일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마침 여야 후보가 각각 당선돼 서로 다른 정치적 색깔을 보여주며 경쟁하되 지역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라는 것이다.


양산지역은 이번 선거에서 2개 선거구로 나눠 후보 간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산이 2개 지역으로 나뉜 것은 아니다. 양산은 여전히 같은 문제를 안고 있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윤 당선자가 양산 갑 선거구지역을 담당하고, 그 반대로 서 당선자가 양산 을 선거구지역만 지역구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양산시민은 양산이 고루 함께 잘사는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 더불어 지금까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양산이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다는 말처럼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성장 이면에 감춰진 불균형과 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양산만의 문제도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심각한 불평등과 불균형으로 성장통을 안고 있다. 80년대 이후 성장지상주의로 인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먼저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치 상황을 만든 국민 선택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독주가 아니라 견제와 타협을 통한 협치(協治)를 정치권에 명령하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 모습을 두 당선자가 바로 우리 양산에서 먼저 실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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