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함께 동화 읽으면 마음으로 소통”..
사람

“함께 동화 읽으면 마음으로 소통”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6/05/10 14:56 수정 2016.05.11 14:56
그림책으로 소통하는 동화 읽는 어른 모임 ‘보리건빵’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동심엔 추억이 차곡차곡
동화로 토론하고 아이들 책 읽어주기 봉사도 앞장












ⓒ 양산시민신문


“곶감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흥!”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면 오랜만에 시골집을 찾은 손주를 무릎에 앉히고 할머니는 고이 간직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하나 둘 풀어놓으시곤 했다. 할머니의 재미난 이야기에 꺄르르 웃음 지었던 기억은 아이들에게 저마다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요즘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듣기 보단 수학 공식을 하나 더 외우고 영어뉴스를 듣는 게 요즘 아이들의 현실이 됐다. 이런 안타까움에 하나 둘 엄마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이들 삶 속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한 줄기 빛이 되겠다는 엄마들의 모임. 바로 2008년 창단한 동화 읽는 어른 모임 ‘보리건빵’(지회장 박미숙)이다.


보리건빵은 (사)어린이도서연구회 양산지회 소속으로, 즐거운 책 읽기를 통해 어린이와 어른 삶을 가꿔가는 어린이 책 문화운동 시민단체다. 동화를 읽고 토론하고 동화 읽기를 통해 어른으로서 자신을 돌아보고, 또 어린이 삶을 건강하게 가꾸려는 뜻을 나누고 있다.

동화와 아무 관련 없던 이들
‘아이’ 때문에 모이게 돼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동화’는 ‘어린이를 위해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를 말한다.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둘이 경계를 허물 때가 바로 ‘어머니’가 됐을 때다. 아이가 스스로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어머니는 다시 동화와 상관 없는 어른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보리건빵 회원들은 아이가 책을 술술 읽어내도 손에서 동화책을 놓지 못했다.


박미숙 지회장은 “어떻게 하면 내 아이에게 책을 잘 읽어줄까,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똑똑한 아이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것이 계기가 돼 보리건빵에 들어오게 됐다”며 “아이를 위해 읽었던 동화지만 읽다보니 내가 동화로 인해 치유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를 위해 동화를 읽기 시작한 회원 30명은 이제 자신의 삶에 동화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동화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책, 동화 평론도 함께 읽고 회원 간 독후 소감도 나누며 깊이 있게 동화를 즐기는 것이다.


박현이 회원은 “동화하면 ‘그림책’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 그림책부터 청소년 권장도서까지 폭넓게 ‘동화’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며 “동화가 아이들, 청소년에게만 가슴의 울림을 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동심을 잃은 어른이 봤을 때 더 큰 감명을 받을 수 있는 문학”이라고 설명했다.














ⓒ 양산시민신문



작은도서관, 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필요한 곳에 구연동화 봉사도 나서


이들은 올바른 독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도서관과 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단순 구연동화를 넘어 아이들 호기심을 높일 수 있는 ‘빛그림’ 활동도 활용하려 한다.


박 지부장은 “삽량초등학교와 청어람작은도서관, 꿈틀지역아동센터 등 저희 도움이 필요한 곳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도 하고 있다”며 “세대 간 단단했던 장벽을 동화라는 통로로 허물 수 있고, 책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눠 아이와 더 끈끈해진다”고 말했다.















ⓒ 양산시민신문



지난달 28일에는 ‘마음을 살찌우는 책 읽기’라는 주제로 현정란 강사를 초청해 대중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심수민 회원은 “동화 읽기는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많은 분이 저희와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글보다는 이미지에 익숙한 아이와 어른 모두가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동화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함께 알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직접 고른 책이 가장 좋은 책
얘기하듯 놀아주며 소통하는 게 핵심


좋은 책 고르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가장 좋은 책은 아이가 직접 고른 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이들은 책을 장난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 읽어주려고 하면 거부감이 생긴다”며 “오히려 얘기하듯이 놀아주는 것이 독서활동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지부장은 “저는 동화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희망’을 심어주는 마법같은 문학이라고 생각한다”며 “동화 속 희망을 함께 찾아갈 양산시민이 앞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원 가입 문의 : 010-2821-1564(박미숙 지회장)













ⓒ 양산시민신문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