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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이렇다 할 시민 축제가 없던 웅상지역을 위해 지난해 양산시가 야심 차게 회야제를 선보였지만 지역사회 반응은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다.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웅상 없는 웅상축제’라고 회야제를 비판했고, 양산시는 이를 받아들여 축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했다. 연구 용역을 통해 ‘야외극’이라는 문화콘텐츠로 회야제에 차별화를 두자고 했고, 그 결과에 시민도 주목했다. 삽량문화축전과는 또 다른 양산의 축제가 생길 거라는 기대에서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회야제에 걸었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지난해와 다를 바 없는 연예인들이 오는 화려한 개막식 공연, 불꽃쇼, 공연과 체험부스…. 기분 좋게 축제에 참여한 시민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색 없는 축제에 발길을 돌렸다. 1천여만원을 들여 용역을 한 결과가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었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유일하게 콘텐츠화한 ‘회야제 주제공연’도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영산대학교 학생과 함께 작업한 주제공연은 ‘웅상 청년의 기개를 뮤지컬로 표현한 작품’이었지만, 10분도 되지 않는 공연 시간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이후 한마디 설명도 없이 이어진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페임의 장면은 관객에게 더 혼란만 일으킬 뿐이었다. 다음날 추진위원회 쪽에서 ‘뮤지컬 갈라쇼 형식’이었다는 설명을 듣긴 했지만, 관객에 대한 배려 없는 주제공연은 회야제에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줬다.
실제 회야제에 참여한 이들은 이번 축제를 ‘삽량축전의 아류’라고 표현했다. 삽량축전에서도 하는 노래자랑과 동아리 경연대회, 음악회, 똑같은 체험부스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삽량축전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개별 행사를 짜깁기해 하나로 뭉쳐놓은 산만함부터 축제 프로그램, 운영 방식 등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히 똑같을 수밖에 없다. 삽량축전추진위원회에서 웅상회야제도 담당하니 두 축제를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데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여유도, 시간도 없다. 애써 준비한 축제가 ‘관(官)이 민(民)에게 던져주는 일종의 시혜성 행사’ 정도로만 인식되는 것이다.
축제는 관이 민에게 베푸는 잔치판이 아니다. 축제는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문화다. 진정 회야제가 지역주민을 위한 것이 되려면 공동체가 스스로 준비하고 스스로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민간으로부터 잘 준비된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이 제시되고, 이에 관이 간섭하지 않고 적극 지원하는 축제가 성공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