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나눔의 방법
오피니언

나눔의 방법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6/06/21 10:33 수정 2016.06.21 10:33













 
↑↑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지난 17일 박영지(26, 물금읍) 씨는 친구 제안으로 삽량윈드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찾았다.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무료 공연이었다.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오케스트라 공연에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된 박 씨는 공연 감상 후 지갑에서 1만원을 꺼냈다. 그리고 나가는 곳에 마련된 작은 통에 돈을 넣었다. 삽량윈드오케스트라가 시도한 ‘공감 후불제’(공연을 보고 관람객이 만족한 만큼 자율적으로 공연비를 내는 것)에 기꺼이 참여한 것이다.


박 씨는 “1만원짜리 입장권을 파는 공연이었다면 아마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연에 가치를 넣었을 뿐인데, 이 돈이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간다니 나도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나에게 남는다고 해서 여기저기 나눠주다 보면 정작 내가 필요할 때 못 쓸 것이라는 불안과 걱정에 쉽게 나눔을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나눔과 봉사’에 대해 말하지만, 정작 그것을 실천하는 건 극히 일부라는 걸 알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 하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라는 생각으로 남보단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하기 바빴다.


기자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지만, 아마 내가 제일 많이 만났던 사람들이 바로 ‘봉사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단체부터 개인까지, 특별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등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을 만나면 늘 듣는 말이 있었다. “별로 특별한 것도 아닌데…”


그들은 물질이든 재능이든,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거창하게 표현하지도,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내 행복을 위해 남에게 행복을 선물한다”던 어느 봉사자의 말이 떠오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앞서 말한 삽량윈드오케스트라의 ‘공감 후불제’는 문화와 봉사를 한 번에 실천하는, 또 세상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생각해보면 정말로 많은 사람이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나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팔아서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엄마들, 옷을 판매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옷을 기부하는 한 사업가, 용돈을 쪼개 저금통을 채워 전달하는 아이들, 결혼을 기념해 축의금 일부를 기부하는 신혼부부, 팔찌나 목걸이 등을 사면 후원금이 쌓이는 후원 물품 구매,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사람 등 어떤 사람들에게 나눔은 다양한 방법으로 일상이 돼 가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나눔의 방법’을 생각해보며 나도 잠깐 멈췄던 나눔을 다시 하기로 했다. 이기적인 마음에 해외아동 결연을 멈췄던 나를 반성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기로 말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