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비롯해 노래, 춤, 연기 등으로 즐거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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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엄마들이 무대에 올랐다. 어린아이들 앞에서, 어르신 앞에서 동화를 구연했다. 단순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다. 동화에 맞는 노래와 춤을 추며 때로는 가수가 되고, 동화를 통해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개그맨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엄마 같은 선생님, 어르신에게는 자식 같은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변신하는 것.
웅상 주부들로 구성된 ‘웅상별빛이야기단’(회장 김경란)은 지난해 9월, 양산시평생교육원에서 동화구연 지도사 자격증을 딴 엄마들이 동화구연으로 지역사회 소외계층에게 웃음을 선물하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이후 올해 1월, 웅상종합사회복지관 도움을 받아 정식으로 동아리를 창단한 뒤 복지관 내 연습 공간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30대부터 60대까지 주부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경란 회장은 “1주일에 한 번, 2시간 이상 함께 연습하고 또 회원 개별적으로, 시간 날 때 되는 회원끼리 따로 만나기도 한다”며 “동화구연 지도사 자격증을 따면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고 내 재능을 ‘봉사’로 활용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저희가 봉사단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서 저희를 가르쳐주신 서수란 지도교사님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힘을 얻어 더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좋은 선생님과 회원들이 하나가 돼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김옥숙 씨는 “다들 엄마고 또 저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제가 재미있고 신나서, 더 잘하고 싶어서 동화구연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구연은 단순히 동화 읽는 것 아니라
노래, 춤, 교구 등 활용해 연출하는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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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은 많은 사람이 동화구연이라고 하면 책 읽어주는 것을 떠올리고, 구연동화와 동화구연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남현정 씨는 “구연동화는 말 그대로 입으로 연기하며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을 말하는데, 동화구연은 동화, 이야기를 기본으로 연기와 행동, 노래, 춤, 교구까지 다양하게 활용해 연출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등장인물에 대한 완벽한 성대모사와 함께 몸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다 보니 회원 모두가 ‘만능 엔터테이너’라며 웃었다.
박순자 씨는 “활동하면서 회원 각자가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찾는 것 같다”며 “연기는 기본이고 손재주가 좋은 회원, 춤을 잘 추는 회원, 리더십을 갖춘 회원 등 ‘엄마’라는 이름에 갇혀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모습이 나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더 큰 깨달음과 삶의 활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어떻게 발표할지 꾸준히 공부하고 회원들과 연구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는 것. 또한 단순히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동화구연 활동에 관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소통할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김동희 씨는 “애육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솔직하게 편견으로 바라봤던 아이들이었지만 누구보다 밝고 행복한 표정으로 저희와 대화하고 함께 놀았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애련 씨는 “봉사 현장에서도 활력을 얻지만, 엄마가 무엇인가에 빠져 열정적으로 임한다는 사실이 저와 다른 가족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이제는 가족들도 제 연기를 보면서 조언도 해주고 함께 웃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갈 준비돼 있어
“소외당하는 이들에게 환한 빛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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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한 지 6개월, 양산에 별빛이야기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봉사할 것이라는 이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준호 씨는 “처음에는 동화구연 자체가 오글거리고 낯설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활동을 하면서 앞으로는 이 좋은 기운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희 씨 역시 “별 하나의 빛은 어둠에 묻힐 수도 있지만, 수많은 별이 모이면 어두운 밤하늘에서 아름답게 반짝일 수 있는 만큼, 우리도 똘똘 뭉쳐 소외당하는 이들에게 환한 빛을 선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동화구연에 관심 있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사람, 또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며 많은 시민이 별빛이야기단과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
김경란 회장은 “회원은 지금보다 2배 늘려 최대 30명까지 모으는 게 목표”라며 “별빛이야기단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으니 관심 있는 분이면 꼭 문을 두드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입 문의 010-7444-2806(김경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