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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양산에도 이런 축제가 있다. 1986년에 시작해 이제는 해마다 10월께면 만날 수 있는 ‘삽량문화축전’이다. 나는 지난 2013년, 기자가 된 지 1년 만에 삽량문화축전을 처음 만났다. 사실 그 전에는 이런 축제가 있는지도 몰랐다. 어떤 축제일지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축전에 대한 주변 후기는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처음이 주는 설렘 때문이었을까, 실망보다는 만족감이 더 컸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춤과 음악이 펼쳐졌고 다양한 체험 부스도 재미를 더했다.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라고 넓은 양산천을 속속들이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재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 또다시 찾은 축전은 여전히 2013년에 머물러 있었다. 늘 하는 축하공연과 불꽃 쇼, 판박이 공연과 프로그램, 지난해 이미 해봤던 체험들…. 시민 공감을 사거나 관광객을 유도하기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딱 한 번 경험이면 충분할’ 구성이었다.
양산시는 삽량문화축전을 ‘삽량’이라는 양산 역사를 알리는 축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지역에서도 본 적 있는 콘텐츠일 뿐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부스, 먹거리 장터와 특산물 판매장, 노래자랑, 예술마당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축제 개회 시작연도별로 1945년 이전 축제 수는 5개, 1946~1970년 49개, 1971~1990년 187개에 불과하던 것이 1991~2000년 150개, 1996~2000년 358개, 2001~2005년 394개로 급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6년 개최되는 축제만 693개로, 지역축제는 다양한 주제로 지금도 계속 탄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함’과 ‘정체성’이 없는 축제는 축제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지역민에게도 공감대를 얻지 못해 외면받을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삽량문화축전이 변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단순히 축제 개최를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면, 콘텐츠 개발을 시작으로 명확한 대상 설정, 축제 차별성 확보 등 지역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무조건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거창하게 하는 것이 축제가 아니다. 지역주민에게 내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 특정한 시ㆍ공간에서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이 돼야 한다. 대외적으로 지역을 알리고 경제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것은 그다음 일이다.
지금도 많은 지역축제는 ‘없어도 될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속에 삽량문화축전도 포함되지 않으려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롭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시민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축제로 생명력을 가지고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