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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숲 속 놀이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기획/특집

“숲 속 놀이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6/09/06 10:35 수정 2016.09.06 10:35
대운산유아숲체험원, 북정9호근린공원, 춘추공원












ⓒ 양산시민신문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모든 부모 바람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는 게 꿈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맨땅에 주저앉거나 개미를 쫓아 땅바닥을 기어 다니면 질색한다. 모래와 나뭇가지만으로도 한참을 노는 아이들의 옷이 더러워지는 게 싫고, 혹시나 병균에 옮는 건 아닌가 싶어서다. 그러다 보니 요즘 애들은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기껏해야 키즈 카페 등 인공 놀이 시설에서만 논다.


건강하게 자라길 원한다면 아이들이 자연에서 놀게 해줘야 한다. 아이들은 단순한 자연물을 갖고도 온갖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놀이를 만든다. 흙을 밟고 꽃향기를 맡고 곤충과 나무를 느낄 수 있는 숲 속 놀이터, 양산에도 가까운 곳에 아이들을 위한 숲 속 놀이터가 있다. 동네의 크고 작은 숲을 활용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숲 속 놀이터를 만들었다.


양산시는 현재 대운산자연휴양림 내 대운산유아숲놀이터와 북정9호근린공원, 춘추공원에서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휴양림 전체가 숲 놀이터 대운산유아숲체험원















ⓒ 양산시민신문




대운산유아숲체험원은 곤충 아파트, 이야기 놀이터, 미끄럼틀, 인디언 야영장 등 자연을 활용한 체험장과 놀이터를 마련해 지난 7월부터 숲 체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운산자연휴양림 자체가 자연 속에 있어 유아숲체험원에서만 활동이 꼭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민재 숲 해설가는 “날씨와 체험 인원, 숲체험원 방문 횟수에 따라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며 “숲에서 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매주 다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프로그램은 ‘도토리 만나러 산으로 가요’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먼저 준비 체조로 아이들 몸을 풀어준 뒤 도토리나무가 있는 숲길을 걸으며 도토리를 줍는다. 도토리를 주우며 어떤 동물이 도토리를 먹고 어떤 벌레가 도토리에서 사는지 관찰하는 시간도 가진다. 아이들이 주워온 도토리에 얼굴을 그리거나 팽이를 만들고, 핸드폰 고리를 만드는 활동을 진행한다. 이후 체험원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시간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10월 주제는 ‘가을 숲의 색깔’이다. 계절이 변하면서 단풍이 들어가는 숲을 구경하고 숲에 떨어진 밤송이에서 아이들이 직접 밤을 까보는 체험을 한다. 아이들이 깐 밤을 삶아 먹어보기도 하고 은행, 편백 열매 등 밤 외에 가을 숲에서 볼 수 있는 열매를 찾기도 한다.


11월에는 숲을 물들이던 단풍이 떨어져 낙엽이 된 것을 관찰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돼 있다. 낙엽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왕관과 치마를 만든다. 또 소나무가 있는 숲길에서 소나무가 씨앗을 퍼트리는 방법을 배우고, 솔잎을 주워 친구들과 함께 솔잎 씨름을 한다. 솔방울에 눈, 코, 입을 붙여 부엉이를 만들고 목걸이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 해설가는 “아이들이 숲 체험을 통해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배우고 자연 사랑 필요성을 알아갔으면 한다”며 “특히 숲을 걷고 숲 속 자연물을 통해 다양한 놀이를 해 신체 발달은 물론, 친구와 함께 놀이를 하고 과제를 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까지 배울 수 있도록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연에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부모들과 어른들이 깨달아 다행”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아이가 숲을 찾을 수 있도록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대운산 유아 숲 체험 프로그램은 한 회차마다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걸리며 개인 참가에 한해 현장 신청도 가능하기 때문에, 휴양림을 방문한 가족이라면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숲 그대로를 느끼고 즐긴다 북정9호근린공원ㆍ춘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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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9호근린공원에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의 장이 준비돼 있다. 피크닉 테이블, 키 재기 통나무, 비오톱나무 더미, 버섯재배대, 숲 속 교실, 전통 정자, 생태연못 등 공원 내 자연생태 학습장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인근에 양산시립박물관이 있어 숲 체험과 역사 교육을 함께 진행할 수 있어 유아 맞춤 체험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반면 춘추공원은 북정9호근린공원처럼 숲 체험을 위한 시설이 갖춰진 곳은 아니다. 하지만 나무와 풀, 자연이 우거져 있기 때문에 유아숲체험원 못지않게 식물과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두 곳에서 숲 해설을 진행하는 송수향 숲 해설가는 “숲 속에서 솔방울을 줍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겁게 뛰놀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송 해설가는 숲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놀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땅에 떨어진 솔방울을 줍고 생김새가 다른 풀을 직접 관찰하며 자연과 친해질 기회를 준다.


송 해설가는 “처음 얼마간은 평지가 아닌 숲길을 낯설어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미끄러운 길, 질퍽한 길을 걷다 보면 아이 스스로 몸놀림도 자유롭게 하며 신체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며 “저는 아이들 놀이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스스로 놀도록 하고, 대신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아이들이 모르는 걸 궁금해하며 질문할 때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게 제 주요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북정9호근린공원과 춘추공원에서는 정해진 교육 과정이 아닌, 숲을 찾은 아이들 나이와 숲 해설 프로그램 참여 횟수에 따라 그날그날 어떤 놀이를 할 것인지가 정해진다. 더운 날에는 그늘에서 해설가가 얼려온 얼음 덩어리를 가지고 놀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솔방울을 달아 낚시 놀이를 한다. 종이에 나뭇잎을 붙이며 숲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나무를 관찰하기도 한다.


송 해설가는 “자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걸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을 수 있지만, 땅에 떨어진 나뭇잎과 흙은 훌륭한 쿠션이기 때문에 도심 속 놀이터보다 훨씬 안전하다”며 “숲에서 놀면서 때론 넘어져 상처가 나고 햇볕에 얼굴이 타고 벌레에 물릴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숲에 아이들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숲 체험에 참여하지만, 일반 시민도 4인 이상이면 체험에 참여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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