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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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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사회공헌, 어렵지 않아요”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6/10/25 10:04 수정 2016.10.25 10:04
우리 동네 목공소 정종훈 대표

가구, 물건 수리하는 ‘가구 의사’
목공 통한 일상 속 환경운동 실천
‘순환’ 의미 알리는 강사로도 활동

“제 소망은 많은 사람이 행복해하는 마을에서 사는 것입니다”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마을에서 일하는 마을 목수 정종훈(36, 동면, 사진 왼쪽) 씨는 마을에서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우리 동네 목공소’를 운영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우리 동네 목공소는 ‘왜 동네 목공소가 사라지고 있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정 씨는 이에 대해 더 이상 가구나 물건을 수리해서 사용하지 않고 새 물건을 다시 구입해 사용하는 소비 행태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런 인과 관계를 통해 새로운 환경활동을 고안해냈다. 재활용이 아닌, 자신 집에 잘 맞는 기존 가구와 물건을 수리해 더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제가 자라온 환경 때문에 그랬는지, 환경이나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예술을 공부했고 예술을 통해 어떻게 이런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떠오른 게 가구를 수리해서 사용하는 것이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수리해서 다시 쓰는 것, 이것 역시 새로운 방식의 환경 운동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시작한 게 ‘우리 동네 가구병원’이다. 가구 진료소를 운영해 가구에 대해 진단하고 방문 수리 혹은 직접 가구를 수리할 수 있는 수행 처방전과 수리용 키트를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또 목공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우리 동네 목공소에서 기술을 익힌 사람들이 다시 ‘가구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자원봉사자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다른 이에게 알려주고, 기술을 배운 사람이 또 다른 이를 위해 능력을 사용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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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어린이 목공체험 프로그램 ‘거꾸로 놀이터’를 운영하며 아이들이 가구 디자인을 고안하고, 어른들이 가진 기술로 이를 실현해주는 활동도 한다. 또 지역 청년들이 직접 목공 디자인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초 목공예 수업 ‘재미난 목수’와 프리마켓이나 마을공동체 행사에서 재활용 가구와 재활용 목공예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정 씨가 목공을 통한 환경 운동을 펼치게 된 것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가구 제작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우리 동네 가구 병원을 운영했듯, 정 씨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회공헌이 어렵지 않음을 알리고 싶었다.


“사회공헌은 대기업만 해야 할까요? 저는 작은 기업과 근로자, 개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직업이든 자신 직업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거기에 관심을 가지고 그 문제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방법을 실천하는 것, 이게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해요”
정 씨는 이런 자신의 경험과 신념을 바탕으로 부산 지역에서 ‘사회공헌’에 대한 강연도 다니고 있다.

기업체와 대학교 등을 다니며 우리 동네 목공소에 대한 이야기를 전파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우리 동네 목공소 활동과 강연이 부산에서만 이뤄지는 점이다.


“양산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더군요. 양산시에도 찾아가 이런 문화 활동이 있고 지원이 필요하다 요청해도 별로 관심 가지지 않아 서운했죠. 그래서 조금 더 문화적으로 양산보다 깨어있는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어요. 다행히 이해해주는 분도 있었고 활동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분도 생겼죠”


정 씨는 내 집 마당도 잘 치우지 못하는 상황에 다른 집 마당부터 치우고 있는 현실이라며 웃었다. 그는 아직 수요가 없어 고향에서 활동은 하지 못하지만, 문화적으로도 조금 더 깨어나게 되면 양산에서도 그의 활동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산에서도 이제 막 저를, 우리 동네 목공소를 알아주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어요. 강의를 통해, 또 목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거죠. 지금까지 부산 곳곳을 다니다 이제 부산, 양산, 울산 어디서든 접근하기 쉬운 정관에 목공소 터를 잡았어요. 앞으로 여기서 더 많은 분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요. 특히 양산에는 기업체가 많으니 충분히 제 이야기를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저도 더 노력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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