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씨 수상이 더욱 특별한 것은 대상이 곧 ‘국회의장상’이라서다. 현재 서화대전에서는 아직 대통령상이 없기 때문에 서예로서는 최고 권위 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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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파 배영수 씨(사진 오른쪽)와 아내 최혜리 씨. |
ⓒ 양산시민신문 |
배 씨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서예로서는 모든 걸 다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수상도 영광이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우농 배효 선생의 영향이 컸다”며 “대한민국 서예 명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사받을 수 있었던 것이 제겐 정말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가 고향인 그는 훈장인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한자와 붓을 친구로 삼게 됐다. 7살 때 처음 잡은 붓이었지만, 그때부터 실력은 남달랐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생서예대전 한글부분에 참가해 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직장인이 돼서는 붓을 잡을 시간이 없었다. 하루하루 일에 바빠 서예를 할 틈이 도저히 나지 않았다고. 그러던 그가 붓을 다시 잡은 건 퇴직 이후.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서예인의 삶을 살게 됐다. 다시 붓을 잡은 지 6년째. 상북서도회 활동을 비롯해 한국서예신문 객원 기자로도 활동할 정도로 서예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런 그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서예 재능기부. 상북서도회 활동을 하며 서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많이 봤지만, 붓과 먹, 종이 등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탓에 서예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을 보게 됐다. 특히 서예가 즐겁지만 자식에게 손 벌려가면서까지 하기는 힘들다고 하는 어르신들 사정이 안타까웠다.
배 씨는 “서예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분은 대부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라며 “작은 공방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제 집을 활용해 서예를 하고 싶은 분과 함께 글을 쓰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우리 세대에 서예를 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엄청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지역 어르신이 서예를 배워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제가 작은 도움이 돼 지역에 서예 문화를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배영수 씨가 정읍사 전국서화대전에서 종합 대상을 받은 ‘내장산 만추’ 행초서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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