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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양산도 마찬가지다. 지역 온라인 카페를 통한 프리마켓부터 수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예술가들이 마음을 모아 여는 마켓, 먹거리부터 즐길 거리까지 풍성한 마켓 등 양산에서 열리는 것만 하더라도 5개 이상이 달마다 열리고 있다.
프리마켓이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프리마켓 의미는 핸드메이드 작품 등을 판매하는 ‘창작 시장’의 의미가 컸다. 어려워만 보이는 예술을 생활로 끌어내고 창작자와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됐다.
수공예 공방 작가들이 주최하는 ‘수수마켓’이나 ‘마당 프리마켓’ 역시 그런 목적이다. 시민은 꼭 공방에 가지 않아도 카페 등에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음을 느끼고 작가들은 갤러리에 가지 않아도 예술을 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단순히 예술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판매하며 시민이 예술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판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양산에서도 이런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있음을 알리고 시민과 소통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작품을 구경하며 “예쁘다”고 말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술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창구로서의 프리마켓은 점점 확장돼 생활과 더 가까운 쪽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핸드메이드 제품을 포함해 훨씬 다양한 물품을 사고파는 소규모 지역 시장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지역 온라인 카페들이 운영하는 프리마켓이 이런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젊은 엄마들이 프리마켓에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판매 물품 역시 이들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들의 마켓을 ‘상업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개인 판매자도 있지만, 소상인들이 영업하는 상황도 많기 때문이다. 나 역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상업화돼가는 모습의 프리마켓을 보며 취지가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 고민한 적 있지만, 이것 역시 프리마켓이 생활과 가까워졌기에 발생한 현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프리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한 친구가 “젊은 엄마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우리가 쉽게 생활에서 쓸 수 있는 품목이 일반 상점보다 훨씬 잘 갖춰졌기 때문에 간다”고 내게 말했던 것처럼, 프리마켓 주 소비층인 젊은 엄마들에게 딱 맞는 생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때로는 취재로, 때로는 필요에 의해 다니고 느꼈던 프리마켓 핵심은 ‘생활’이었다. 시장이라는 장소가 사람들의 생활과 활력이 모여드는 곳이며,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문화와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대형 상점이 아무리 편리하다 한들 ‘사람과 정’이라는 매력까지 제공하긴 어려운 것 아닌가. 다만 바람이 있다면, 프리마켓이 부디 잠깐 유행이 아니었으면 한다. 유럽 프리마켓이 수백 년 전통을 이어오며 생활 문화 그 자체가 된 것처럼 우리 주변에도 이런 프리마켓이, 이런 생활 문화가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