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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에 상상력을 입히자
오피니언

양산에 상상력을 입히자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7/01/03 09:14 수정 2017.01.03 09:14
양산 발전 성과를 새로운 변화 계기로
시민 상상력과 행정 뒷받침이 하나 돼
‘양산’ 만의 도시 이미지 상상해야
껍질을 깰 새로운 시작을 함께 고민













 
↑↑ 이현희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인구 30만 돌파, 시 승격 20주년, 예산 1조원 시대….

지난해 양산시 발전을 상징하는 표현들이다. 이전부터 양산에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은 양산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바라봤다. 최근에 양산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꾸린 사람들 역시 빽빽하게 들어찬 아파트 단지를 보며 부산ㆍ울산 외곽지역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양산을 다른 시선으로 보곤 한다.

지난해 말 양산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신도시가 준공했다. 비만 오면 잠기기 일쑤던, 과거 ‘메기들’이라는 부르던 물금지역은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는 도시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여전히 양산지역 어느 곳을 가든 공사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물을 짓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양산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 아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하지만 양산에 인구가 늘어나면서 시민이 원하는 욕구도 다양해졌다. 무엇을 먹고 사느냐 하는 문제는 지금까지도 중요한 과제다. 양산시는 앞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항노화사업과 의료클러스터 구축 등을 이야기하며 관련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산을 깎아 만들고 있는 산업단지 역시 무엇을 먹고 사느냐에 대한 관심이 구체화된 것이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무엇을 먹고 사느냐에 이어 시민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에 대해서도 무심하지 않다. 오히려 젊은 도시 양산에 사는 20~40대 세대는 ‘어떻게’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지 모른다. 지자체마다 복지, 문화, 환경과 같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 하는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예산을 투자하는 일은 과거와 다른 시대상황에 발맞춰 가기 위한 노력이 분명하다. 

새해를 맞아 지금껏 양산시 행정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을 하나 말하고 싶다. 바로 ‘상상력’이다. 개발 중심으로 시정을 펼쳐온 지난 시간 동안 양산시는 많은 성과를 남겼다. 그 결과 양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통도사’에서 ‘아파트’로 그 자리를 옮긴 지 오래다. 

신년특집으로 20대 청춘들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20대에게 양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굳이 20대가 아니더라도 양산시민이라면 다들 공감하는 단어들이 나왔다. 통도사, 양산타워, 아파트…. 
 
그런데 문득 양산만을 위한 단어는 왜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과거 양산을 상징하는 통도사 외에 양산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대부분 다른 도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 승격 20년이란 시간은 다른 도시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과정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20년은 양산만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돼야하지 않을까? 지금 양산에 사는 것을 만족스러워 하는 시민조차 양산을 자랑할 만한 거리를 선뜻 답하지 못하고 있다. 

양산에 상상력을 더하자는 말은 비단 양산시 행정에만 요구하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양산에서 살고 있는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일이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행정이 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 

상상력은 헛된 망상 같은 일이 아니다. 영화나 광고처럼 상상력을 표현하는 일을 할 때 책상 앞에 앉아 터무니없는 공상만 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다양한 사전정보수집과 시장 분석과 같은 데이터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상상력은 아무 것도 없는 무(無)에서 무언가 특별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있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최근 일부 지자체와 국가에서 빅데이터를 행정에 적극 반영하는 것도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이 아니라 보다 시민 여론에 부합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노력이다. 

양산에 상상력을 더하는 작업은 우선 시민이 생각하고 바라는 바를 정확하게 읽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양산시가 각종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특정개인이나 단체 등이 미치는 영향이 컸다. 수십억원을 쏟아 붓고도 몇 사람 찾지 않는 체육공원, 시민편의를 위해 개편한 버스노선이 수많은 민원을 낳는 사례는 현재 양산시 행정 정책결정과정이 가지고 있는 부실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구멍이 성근 정책결정과정을 메우는 것은 바로 시민의 상상력이다. 양산시는 이러한 시민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행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일은 시민대표로 선출한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역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 

최근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국민이 보여준 촛불문화는 그 본래 의미를 평가하기 이전 새로운 집회문화를 정착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외국인 눈으로 보면 집회가 아닌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 경이로운 시선마저 보내고 있다. 집회를 축제로 만든 상상력은 국민에게서 나온 것이다. 양산을 다른 도시와 구분하는 일 역시 양산시민 상상력에서 나올 수 있다고, 나와야 한다고 믿는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6년이 지나고 새로운 2017년이 우리 앞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탓이다. 

열심히 달려온 양산시가 또 껍질을 깨고 전국 어느 도시에 뒤지지 않고, 스스로 특색을 가진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상상하며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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