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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35년 외길 농협인생,한 권의 책으로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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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외길 농협인생,한 권의 책으로 남기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7/01/24 09:13 수정 2017.01.24 09:13
오영섭 전 양산농협 상임이사
자전에세이집 ‘길위의 인생’ 출판
“영원한 농협인으로 남고파”

내달 10일 세종서관서 출판기념회

사람은 누구나 삶의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그 흔적을 기록하는 일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한 평생을 살아온 흔적과 마주하는 일은 스스로 민낯을 들여다보고, 솔직하게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다.


오영섭 전 양산농협 상임이사(60)가 농협인으로 35년 외길을 걸어온 삶의 흔적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다. 1981년 군 제대 후 첫 직장으로 선택한 농협에서 그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퇴직을 맞이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낸다는 일은 행운처럼 여겨진다.















ⓒ 양산시민신문



그래서일까? 오 전 상임이사는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을 선택한 ‘농협’이라는 직장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농협인으로 35년을 보내고서도 ‘영원한 농협인’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책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


처음 오 전 상임이사가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몇 해 전 교직을 떠나는 지역선배 퇴임식에서 기념으로 나눠준 책을 받아들고 교직생활 동안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일이 얼마나 뜻깊은 일이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책을 쓴다는 일은 문장력이 뛰어난 소설가나 시인, 기자 또는 교수나 학자 같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선배가 겪은 교직생활을 담담하게 기록한 책을 보며 내 삶도 기록할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시작됐죠”


다행스럽게 오 전 상임이사는 평소에도 좋은 글귀를 메모하거나 직접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쓰겠다고 마음 먹으니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부족한 글솜씨도 문제였지만 사람들에게 자신 삶을 드러내는 일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처음 농협에 입사하게 된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처음 모내기일을 도우려 나섰을 때 만난 농민들의 소박한 삶이 지금까지 농협인으로 제가 살아온 원동력이 됐죠”


오 전 상임이사는 농협직원으로 농민과 함께 부대끼며 나눈 농촌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길 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쯤으로 생각하는 농촌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전해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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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비교하면 농협 근무 환경도 많이 달라졌죠. 농협에서 근무하는 후배들에게 과거 농협 이야기를 전해주고, 결국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도시화로 사라져가는 농촌문화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죠”


오 전 상임이사 책에는 35년간 보고 느낀 ‘농협과 농촌’을 화려한 수사로 포장하지 않는다. 그저 있었던 일을 담담하게, 애정어린 시선으로 풀어가고 있다.


또한, 농협에서 만난 주부들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오 전 상임이사는 주부대학 관리자로 일하면서 만난 수많은 어머니에게서 자신 어머니 모습을 발견한다.


“8남매를 낳고 어려운 가계를 이끌어간 어머니 모습을 생생히 기억해요. 주부대학에서 만난 주부들 역시 누군가의 어머니죠. 어린 시절 어머니 모습과 그들이 겹쳐보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오 전 상임이사는 농협인으로 겪은 농촌과 주부대학에서 만난 인연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흔적으로 책 속에 기록하고 있다.


한편, 오 전 상임이사는 내달 10일 오후 2시부터 세종서관에서 지인들과 함께 소박한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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