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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엄마로서의 일도, 저를 위한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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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서의 일도, 저를 위한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2/14 09:57 수정 2017.02.14 09:57
The좋은아트 홍수인 대표

퇴근 후 2시간 투자해 공부하고
평범한 직장인에서 공방 대표로

캘리그라피, POP, 소이 캔들 등
주부들이 할 수 있는 기술 알려
경력단절 여성에게 희망 주고파

디지털 시대가 되고 손글씨보다 타자가 편해졌지만, 몇 년 사이에 아날로그 요소인 ‘캘리그라피’가 눈에 띄게 떠오르고 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전문적인 핸드레터링 기술을 뜻한다.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을 중시하는 캘리그라피는 말 그대로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다.















ⓒ 양산시민신문



캘리그라피가 유행하면서 캘리그라피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가게 간판부터 엽서, 액자, 도장 등 생활 소품은 물론 캘리그라피 방법을 알리는 각종 강좌와 책도 인기를 끌고 있다.


The좋은아트 홍수진(32, 물금읍) 대표도 처음엔 이에 대한 흥미로 시작했다. 직장을 다닐 때 동료가 들고 있던 관련 책을 보며 ‘나도 배워볼까?’하는 마음에 무작정 시작했다.


“벌써 10년 전이네요. 그때는 캘리그라피가 유행하기 직전이었고, 캘리그라피보다는 POP(Point of Purchase) 글씨가 더 유행했던 때였어요. 이를 알려주는 공방에 가서 배우고 이왕 배우는 게 아까우니 자격증까지 따자 싶었죠. POP는 정해진 기법이 있어서 그것만 익히면 되는데 거기서 더 확장한, 제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캘리그라피에도 흥미를 느껴서 배웠어요. 사실 그림이나 글씨에 자신 있는 건 아니었는데 해보면 되지 하고 무작정 도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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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홍 씨는 남들보다 빨리 대학을 졸업해 병원에서 일하고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 퇴근하고 난 후면 몸이 너무 피곤했지만 딱 2시간만 일이 아닌 나를 위해 써보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취미이자 공부였다. 그렇게 여러 공방을 다니며 캘리그라피를 배웠고 캘리그라피를 적용할 수 있는 수제도장 등 분야도 익혔다.


“배우기 시작하고 강사 자격증을 딴 이후에는 문화센터와 도서관, 평생교육원,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등 출강을 다녔어요. 주문 제작도 받았고요. 당시 병원 사람들은 ‘2시간의 기적’이라면서 신기해하기도 했죠. 일이 많은 날은 새벽 늦게까지 작업하고 1시간만 잔 뒤에 다시 출근한 적도 있었어요. 그만큼 캘리그라피가 정말 좋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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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씨는 자신의 20대는 그야말로 ‘워크 홀릭’ 상태였다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웃었다. 심지어 임신해 만삭이었을 때도 캔들을 배우기 위해 공방을 다닐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물론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창작하는 일인 만큼 마음처럼 글이 써지지 않아 슬럼프를 겪으며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제가 원래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직장을 다니면서 캘리그라피에 매일 시간을 투자한 것도 결혼 이후 삶을 대비한 것이죠. 신기하게 계획대로 29살에 결혼하고 아이를 이듬해 낳고, 19개월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지금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제 활동을 하고 나머지는 육아에 몰두하죠. 주부가 하기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출강 위주 활동을 하다 홍 씨는 더 많은 사람과 자신의 재능을 나누기 위해 지난해 증산지역에 공방을 열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한국핸디크래프트협회를 창립하고 POP, 캘리그라피, 캔들을 비롯해 베이킹, 바리스타, 천연화장품, 플로리스트 등도 배울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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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연 후 공방을 찾는 대부분이 주부라 그런지, 홍 씨는 이들도 자신처럼 캘리그라피를 통해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육아로 인해 자신을 포기하는 이들이 용기 내 공방을 찾아준 만큼,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알려줌으로써 보답하고 싶다는 것.


“10년간 이 일을 하면서 저도 우여곡절이 많았죠. 그만큼 노하우도 생겼고요. 저처럼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싶은 분들,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공방을 열게 됐고 협회도 꾸렸어요. 또 제게 배우는 분들께 확신을 드리고 싶어서 별처럼 맑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태인’이라는 아호도 지었고요”


홍 씨는 공방을 시작으로 전문가 양성은 물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캘리그라피 소품 온라인 판매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방을 활용해 핸드메이드 마켓,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함으로써 지역 문화ㆍ교육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저처럼, 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이것이라고 생각해요.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한 엄마들에게 제가 작은 희망을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든 공방에 찾아오세요. 제가 힘닿는데까지 도와드릴게요!”



주소 : 양산시 물금읍 증산역로 162 5층
전화번호 : 010-5005-0588
블로그 : blog.naver.com/wlsl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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