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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도시철도 시대의 준비
오피니언

도시철도 시대의 준비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7/03/07 09:23 수정 2017.03.07 09:23
2호선 연장에 이어 1호선도 연장
막대한 사업비 투입만큼 기대도 커
타당성ㆍ지역경제 파급효과 검토
장밋빛 전망 아닌 치밀한 전략 필요













 
↑↑ 이현희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기대만큼 걱정도 앞선다. 

최근 양산시와 부산교통공사에서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연장(노포~북정) 양산선 기본계획 변경 공청회를 가졌다. 도시철도 연장을 기대했던 주민 입장에서 계획 변경으로 사업기간이 1년 더 연장된 것이 탐탁지 않을 지 모른다. 


도시철도 양산선은 이른 바 지역 ‘숙원사업’으로 불려왔다. 이미 도시철도 2호선 연장(호포~양산역)이 이뤄졌지만 부산 동부와 연결하는 도시철도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사실상 양산과 부산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오랜 세월 지내다보니 도시철도는 마치 양산 발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개발사업으로 여겨져 왔다. 


변경된 기본계획안을 살펴보면 당초 2020년 준공에서 2021년으로 준공시점이 1년 늦춰졌다. 일부 구간 공법이 바뀌고 가칭 신기ㆍ북정역 위치 역시 조정됐다. 당초 전체 사업비 5천558억원 가운데 설계 변경에 따라 77억원이 줄어 5천481억원을 투입한다. 사업비는 국비 60%, 지방비 40%로, 지방비 40% 가운데 도비 지원금, 부산시ㆍ한국토지주택공사 분담금 등을 제외하면 양산시가 순수하게 투입해야 하는 사업비는 1천200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도시철도 건설을 두고 찬반 논란이 없지 않다. 일부 지자체에서 도시철도 건설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바람에 재정악화를 가져온 사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철도 건설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도시철도 운행과 함께 운영비 부담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결국 문제는 막대한 사업비를 투자한 도시철도 사업이 실제 시민 편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가 도시철도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우선 도시철도 건설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가장 큰 부분은 막대한 사업비와 운영비 문제다. 이에 대해 민자방식으로 추진한 다른 지역과 달리 양산선은 국비 지원을 받는 재정사업이라는 점을 양산시는 강조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6천억원에 육박하지만 정작 양산시가 부담해야할 사업비는 1천억이 넘는 수준이어서 이미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은 양산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운영비 문제는 대부분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겪고 있는 운영적자와 연관돼 있다. 아직 사업기간이 남아 있어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양산시가 운영비 분담 협의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지만 양산선 운행에 따른 운영비 분담은 피할 수 없다. 협상을 시작하는 시점에 부산교통공사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부산시 전략이 나올 테지만 양산시 역시 이에 대한 대책을 사전에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운영비 분담을 하지 않는 2호선 연장 구간에 대해 운영비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 또한 최근 부산과 김해가 진통을 겪고 있는 요금 인상 문제 역시 광역교통권으로 묶이게 되는 양산이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양산~부산~김해가 도시철도로 연결돼 운영비 분담과 요금 인상 등 비용과 관련한 협상에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비용측면에서 또 하나 살펴볼 것은 교통문화 변화다. 이른 바 ‘역세권’으로 불리는 도시철도 건설에 따른 개발기회는 과거처럼 큰 영향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교통문화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불과 1990년대만 하더라도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라는 것을 했다. 



집집마다 자동차나 TV 등을 소유하고 있는지 조사하곤 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집에 자가용을 가지고 있는 집이 드물었다. 하지만 요즘은 한 집에서 자가용을 2대 이상 가지고 있는 집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자동차 보유가 일상화됐다는 점이다. 자동차를 운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당장 2호선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역사를 중심으로 상업지역이 발달하리란 기대와 달리 양산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역사 주변은 심지어 황량하기까지 하다. 교통문화가 변해 도시철도 이용자가 경제력 있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학생, 노인 중심으로 이용되는 측면도 있고, 도시설계 단계에서부터 역사와 상업지역을 연결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역만 들어서면 역세권이 개발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보다 역을 중심으로 도시공간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핵심은 도시철도와 연계한 대중교통환승체계다. 도시철도 하나만으로 지역이 발전하리라는 기대는 순진한 생각이다. 오히려 지역거점으로 도시철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버스,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과 중심이 되는 공공ㆍ상업시설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 


또한 ‘빨대효과’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빨대효과는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도시 간 이동이 편해지면서 큰 상권이 작은 상권을 빨대로 빨아들이듯 흡수하는 현상이다. 2호선 운행 후 인구 유입 속도가 빨라졌고, 일부 지역 상권도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양산시는 상대적으로 생활ㆍ경제권이 부산과 더욱 밀접하기 때문에 빨대효과에 대한 지역 상권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2호선에 이어 1호선 양산선을 운행하면 양산은 본격적인 도시철도 시대를 열게 된다. 전국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도시 가운데 하나인 양산이 그저 장밋빛 전망만으로 도시철도 시대를 기다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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