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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가 곤충과 인연을 맺은 건 6년 전. 토목 일을 하던 그가 미래 전망만 보고 곤충 산업에 뛰어들었다. 흔히 ‘굼벵이’라고 부르는 흰점박이꽃무지 사육을 시작한 것이다.
“귀농을 택하고 다양한 분야를 배웠지만 제 적성에는 곤충과 맞더라고요. 그래서 곤충 사육 사업을 시작했고 양산파브르체험학교를 운영했어요. 하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폐업하고 곤충 산업을 6차 산업으로 접목하면 어떨까 싶어 고민하게 됐죠”
다른 판로를 찾던 정 씨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빵’이었다. 붕어빵처럼 곤충 모양 빵을 만들고 그 재료에 곤충을 안 보이게 넣는다면 승산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굼벵이 가루를 밀가루와 혼합해 반죽을 만들고 안에 크림과 팥 소 등을 넣어 구워내는 빵을 고안했다.
“전국을 다니며 곤충 음식을 만드는 곳을 찾았죠. 원래 음식에 그냥 곤충을 올리는 곳도 있었는데 사실 저도 그 음식을 먹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곤충이 보이지 않게끔 조리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굼벵이를 분말로 만들어 반죽에 섞으면 일반 빵보다 단백질 함량도 높아지니 건강에도 좋죠”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모델로 삼아 디자인한 빵틀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에 특허 출원을 받았다. 정 씨는 한국이야 이제 곤충 산업이 시작이라 당연히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본과 중국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미 곤충 산업이 활성화돼 있었기에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운이 좋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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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틀을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모양으로 잡은 것도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관찰하는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울산 고래빵, 울진 대게빵 같이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캐릭터화해 빵을 생산하는 곳은 많아요. 하지만 특산물은 딱 그 지역에서만 주목받을 수 있는 소재잖아요. 하지만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는 지역적 한계가 없어요. 아이들은 그걸 책에서 배우고 어른들도 다 아는 곤충이잖아요. 그러니까 꼭 우리 지역이 아니더라도 전국에서 통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죠”
어려움도 있었다. “빵이니까 먹을 게 그래도 있어야지”하는 마음에 빵 크기를 손바닥만 하게 잡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곤충 모양 빵이 손바닥만 하니 징그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단순하게 ‘먹거리’로만 보고 접근했더니 그런 실수를 했죠. 처음 크기보다 1/4가량 크기를 줄였더니 좋은 평이 나오더라고요. 보기에도 훨씬 좋았고요”
그렇게 2년을 투자해 완성한 풍뎅이 빵은 지난 4일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북정동에 ‘파브르카페’를 열고 카페에서 빵을 구워내 판매하는 것이다. 카페 한 쪽을 오픈키친으로 구성해 풍뎅이빵을 굽는 과정과 포장까지 다 볼 수 있게 꾸몄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임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좋은 먹거리를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죠. 또 차후에 풍뎅이 쿠키 등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때 이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이 직접 쿠키를 만들고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곤충에 대한 것까지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정 씨는 지역적 한계가 없는 만큼, 활발하게 홍보해 풍뎅이 빵을 양산 명물을 넘어 우리나라 명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작 단계에서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국제식품 박람회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라 걱정과 두려움도 있지만 잘 될 거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전문가에게 조언도 받고 싶고요. 무조건 꺼리지 마시고 한 번 드셔보세요. 분명히 맛있을 겁니다”
문의 : 379-9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