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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보궐선거 안내서
오피니언

보궐선거 안내서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7/03/21 09:46 수정 2017.03.21 09:46
‘보궐선거=깜깜이 선거’ 우려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 것
유권자 노력 없이 좋은 선택 불가능
제한된 환경이지만 포기하면 안 돼













 
↑↑ 이현희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대통령 탄핵에 이어 조기대선이 치러지면서 온통 대선에 관한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국가지도자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터라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무거운 의미로 다가오는 시기다. 후보자 개개인을 검증하고 다시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대선이라는 큰 이슈에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이 묻혀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오는 23, 24일 보궐선거 후보등록이 시작한다. 4월 12일 실시하는 보궐선거는 양산지역에서도 2명의 선출직을 다시 뽑아야 한다.

이번에 양산지역 보궐선거가 있는 선거구는 경남도의원 제1선거구(물금ㆍ원동ㆍ강서ㆍ상북ㆍ하북)와 양산시의원 마 선거구(서창ㆍ소주) 모두 2곳이다. 도의원과 시의원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지역주민들은 대선을 불과 한 달 여 앞두고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국가 운영만큼 동네 살림 역시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궐선거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네 살림을 사는 자치단체장이나 지역의원일 수 있다.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모두가 각각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 한 사람 바꾼다고 모든 게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대부분 시민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지역선거가 다가올 때면 막막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대선이야 수많은 언론에서 후보와 정책을 검증하고, 토론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지만 지역선거는 ‘깜깜이 선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 실시하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선택해야 할 후보자만 5명이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모두 5명의 선출직을 선택해야 하는데 출마후보자만 해도 엄청난 숫자일 수밖에 없다. 이번 보궐선거처럼 일부 선거구에서만 치러지는 경우는 아예 관심 받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보궐선거 투표율이 원체 낮은 이유도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한 탓이 한 몫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일을 무턱대고 포기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 것처럼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선거를 외면하고 시민 권리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게 된다. 


23, 24일 후보등록을 마치면 30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후보자들은 이때를 맞춰 선거운동원과 유세차량을 준비한다. 그리고 자신을 선택해야하는 수많은 이유를 외칠 것이다. 

양산지역은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도, 선택해야 하는 유권자도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다. 짧은 기간 동안 유입인구가 늘다보니 지역연고가 없는 유권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역 선출직은 비단 정치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해당 선거구에 오랜 세월 연고를 두고 지역활동을 펼쳐온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른 바 ‘평판’이라는 게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에서 활동한 경력과 그 후보자 성격, 인품 등에 대해 이미 많은 이들이 평가를 내린 경우다. 앞서 말했듯이 양산지역은 유입인구가 많다보니 이런 평판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후보자 정보를 알리기도, 알기도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제한적이지만 후보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몇 가지 있다. 가장 먼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기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선거정보통계시스템(http://info.nec.go.kr)에 접속하면 후보자 신상내역이나 주요공약 등이 정리돼 있다. 특히 재산내역과 전과 여부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집집마다 배포하는 선거홍보물도 잘 살펴보면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된다. 먼저 가장 중요한 공약을 살피는 방법이다. 대부분 후보가 많은 공약을 쏟아내는데 목표를 나열하는데 그치곤 한다. 만약 후보 가운데 목표와 그 실현방법, 과정, 예산 조달방식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있다면 후보 스스로 많은 고민을 했다는 증거다. 

지나치게 개발공약을 많이 내세운 후보는 일단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는 도의원과 시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다. 의원은 집행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개발계획을 추진할 수 없다. 의원 역할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 후보는 장밋빛 공약을 내세우기 마련이다. 의회는 집행기관이 아니라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또한 후보자 공약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공약 핵심 내용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자. 예를 들어 ‘도시철도 건설’이라는 공약이 있다면 양산지역에서 ‘도시철도’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살펴보는 일이다. 현재 상황을 파악하면 후보가 목표와 계획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신문을 잘 활용하자. 양산시민신문은 선거 때마다 후보자 인터뷰와 정책 검증 보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출마 이전 주요 지역활동 내용에 대한 보도도 있으니 판단 기준으로 삼을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민주주의는 저절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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