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 ‘마당프리마켓’도 있다. 지역에서 솜씨 좋은 핸드메이드 작가들과 먹거리를 들고 일을 벌인 사람들이다. 2015년 프리마켓을 시작해 지금까지 매달 셋째 주면 양산시민을 위한 수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름처럼 작은 마당에서 몇 가지 수제품을 선보였던 것이 시작이었다. 물금에서 살며 핸드메이드 작품과 작가들을 알고 지냈던 장말옥(42) 씨가 자신의 마당을 기꺼이 내주고 ‘우리도 프리마켓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저는 손재주가 없어서 작품을 만들지는 못하는 사람이에요. 그래도 핸드메이드 작품과 프리마켓 같은 골목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 지역에도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죠. 양산에도 핸드메이드로 좋은 작품을 만드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그들이 자신을 알리고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냥 재미있을 거 같으니 해보자 하고 덤벼들었죠”
시작은 작은 카페 마당이었으나 횟수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도, 물품도 늘어나게 됐다. 그래서 장소를 황산어린이공원으로 옮겨 더 많은 시민에게 마당프리마켓을 알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한때 지역에서 논란이 됐던 ‘공원에서 프리마켓 규제’로 잠시 중단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이후 미래디자인융합센터 협조를 얻어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지하 1층 로비에서 프리마켓을 개최하고 있다.
“수제품을 전시하다 보니 날씨 제약이 많아요. 제품 특성상 비를 맞아도 안 되고, 햇빛도 강하게 받으면 안 되니 늘 판매자들이 천막을 쳐야하는 불편함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미래디자인융합센터에서 협조해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실내에서 진행하니 판매자들도, 오시는 분들도 만족하고 무엇보다 날씨로 인해 프리마켓을 취소하는 일이 없잖아요”
이들만의 특징은 ‘핸드메이드’. 기성제품이 아니라 온전히 판매자들 손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프리마켓 구경 온 사람들에게 제품이 비싸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프리마켓 방문객들도 이들 수제품에 대한 가치와 가격을 인정한다.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좀 안타까웠죠. 기성품과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른데 결과물만 보고 똑같은 평가를 하니까요. 지금은 저희를 인정해주는 분들이 많아져서 기뻐요. 프리마켓을 더 자주 했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수제품이고 대부분 주부다 보니 판매에 충분한 제품 수를 만들 때까지 시간이 좀 필요해서 한 달에 한 번 열고 있죠”
현재 마당프리마켓에는 30여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 석고 방향제, 소이캔들, 천아트, 캘리그라피, 규방 공예, 손뜨개 인형과 소품, 리본과 악세서리, 도자기, 베이커리와 차, 떡 등 제품도 다양하다. 이들은 프리마켓을 넘어 ‘협동조합’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회원들 모두가 프리마켓 운영을 위해 의견을 내고 머리를 모아요. 매달 프리마켓이 끝나면 판매자들끼리 회의를 진행하며 앞으로 방향을 점검하곤 하죠. 협동조합이 된다면 마당프리마켓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산에서 문화 콘텐츠로서 마당프리마켓이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들은 핸드메이드라는 차별점을 두고 양산을 대표하는 프리마켓이자 다른 지역에서도 마당프리마켓을 보기 위해 찾아올 수 있도록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꿈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이들은 언젠가 경기도 양평 랜드마크라 불리는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처럼 마당프리마켓도 양산에서 손꼽히는 프리마켓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단순히 작업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장에서 뭔가를 배우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마당프리마켓이 존재하길 꿈꾼다며 시민의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