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체성 확립 위한 특별전 등 시립박물관 질적 발전 이끌어
지난 22일, 양산시립박물관 신용철(49) 관장이 한국박물관협회가 주최하는 ‘제20회 자랑스런 박물관인 상, 젊은 박물관인 상’을 받았다.
박물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상을 수상한 신 관장은 “공로상과 중견인 상은 원로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젊은 박물관인 상은 경쟁률도 치열한 꿈의 상”이라며 “최고 권위 상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노력하는 박물관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학예실장부터 현재 양산시립박물관까지 박물관 관련 업무를 맡은 지 20여년. 박물관에서 한 모든 순간이 의미 있지만, 개관 전부터 함께했던 시립박물관은 의미가 남다르다.
“임명됐을 때는 그야말로 유물이 텅 비어있던 상태였죠. 이걸 어떻게 채워야 하나, 제대로 개관할 수는 있을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을 1종 종합박물관으로 등록하고 매장문화재 보관처로 지정받는 등 지역 출토 유물을 양산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해 국내외 흩어져 있던 양산 출토 유물을 수집하게 됐죠”
이런 노력 덕분에 현재 박물관에는 지정문화재 보물 1건, 지방유형문화재 13건 등을 비롯해 7천여점이 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일본 국립도쿄박물관과 유물대여 협약으로 일제강점기에 반출된 양산부부총 유물을 대여해 공개한 것은 큰 성과다.
“개관 기념으로 열렸던 부부총 특별전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당시 국외 문화재 환수를 위해 시민 서명운동도 펼쳤지만 생각만큼 큰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때 탄력받아 좋은 성과를 이뤘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아직도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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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박물관 특별전은 양산 역사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양산부부총부터 천성산, 가야진용신제, 양산 도자기와 구포군 이야기까지 잊혀졌던 역사를 재조명해 양산 위상까지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 하반기 계획하고 있는 ‘황산역 특별전’ 또한 국가적으로 중요한 교통 중심지였던 영남대로를 알리기 위함이다.
지금은 황량하지만 황산역은 영남의 역참(驛站, 국가 명령이나 공문서를 전달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ㆍ전송하며 접대하는 일을 위해 마련된 교통ㆍ통신 기관) 문화 중심에 있던 곳이다. 신 관장은 특별전과 함께 황산역 터에 ‘황산역 기념관’을 건립하고자 하는 계획도 제안할 예정이다.
시립박물관 분원으로 기념관을 세워 황산역을 비롯해 인근에 있는 문화재, 역사 자료를 한데 모은다는 것. 기념관이 세워지면 황산문화체육공원과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산역은 경북 영천에 있는 신령역까지 이어지면서 동래, 언양, 밀양 등 많은 역을 담당했어요. 그만큼 사람도, 말도, 짐도 많이 오간 엄청난 규모 역이었죠. 지금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지만, 특별전을 통해 황산역이 지금 양산처럼 사통팔달 중심에 있었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박물관은 꾸준히 발전했지만, 신 관장은 아직 더 보여주고픈 게 많다. 이제 박물관에서 양산 향토사까지 연구할 수 있는 ‘아카이브실’도 구축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양산 역사ㆍ문화 발전을 위해 박물관이 그 소임을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시민이 몇 번이고 방문해도 보고 배울 거리가 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관장이라는 무거운 직책보다는 큐레이터로서 언제나 현장에 있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양산 역사가 많이 있기에 현장에 있으면서 시민에게 양산 역사와 문화를 더 알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20년 치 특별전 아이템이 제 수첩에 있는 만큼, 양산은 무궁무진한 도시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