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양산시 예산 1조원 시대, 살림은 느는데 계획은 주먹구구..
정치

양산시 예산 1조원 시대, 살림은 느는데 계획은 주먹구구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7/06/13 09:29 수정 2017.06.13 09:29
집행율 0% 사업 79건 7억6천여만원
해마다 미집행예산 과다 지적 불구
개선 없이 즉흥적 사업 추진 우려

예산 1조원 시대를 연 양산시가 관행처럼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과 운영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9일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김정희) 행정사무감사에서 심경숙 의원(민주, 물금ㆍ원동ㆍ강서)은 2015년 당초예산 가운데 집행율 0%인 사업이 79건 7억6천여만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집행율 0%란 말은 예산을 편성하고도 실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밖에도 심 의원은 사고이월과 명시이월 등 사업을 완료하지 않고 다음 해로 사업비를 이월한 금액 역시 과다해 양산시가 사업규모를 부풀렸거나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 않은 채 예산만 편성하고 보자는 식으로 살림을 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2015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명시이월 975억원, 사고이월 136억원, 계속비이월 40억원, 보조금 집행잔액 37억원, 순세계잉여금 819억원 등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예산이 2천9억여원 규모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부득이한 상황에 따라 미집행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1조 예산 가운데 20%에 달하는 2천억이 집행잔액과 이월액이라는 사실은 예산 계획이 처음부터 부실하다는 방증”이라며 “더욱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해마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적해 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이월액과 집행잔액 규모가 2016년 1천878억원, 2015년 1천387억원, 2014년 1천99억원, 2013년 1천115억원이다. 또한 전체 예산 대비 2016년 18.6%, 2015년 16.7%, 2014년 14.1%, 2013년 13.8%로 해마다 사용하지 않은 예산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살림 규모는 늘어나고 있는데 사용하지 않은 채 사장되는 예산 비율 역시 늘고 있다는 것이 심 의원 주장이다.
















↑↑ 지난 9일 기획행정위원회 부서별 행정사무감사 첫날, 박창훈 기획관이 감사에 앞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심 의원은 “매번 감사 지적에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해왔지만 여전히 장기적 안목 없이 즉흥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결국 예산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못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미집행금이 많다는 것은 시민을 위해 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창훈 기획관은 “올해 경우 예측하지 못한 세입이 500억 가량 늘었다”며 “당초예산 대비 결산추경 차액이 1천564억원인데 교부세 추가분 90억원, 조정교부금 100억원, 태풍 차바 관련 교부세 40억원, 국ㆍ도비 260억원 등을 제외하면 당초대비 14.3%로 미집행금이 실제 2%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기획관 감사에서 양산시 예산편성과 관련한 문제점은 여러 의원들에게서 동시에 지적받기도 했다.


정경효 의원(자유한국, 상북ㆍ하북)은 “의회 심의 결과 올해 당초예산에서 240억원, 1차 추경예산에서 284억원이 삭감됐는데 집행부가 의회와 소통하지 않고 신중하지 못한 예산을 편성해놓고 마치 의회가 ‘발목잡기’를 일삼는 양 여기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사업 타당성과 효과를 사전에 의원들과 논의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걸 의원(민주, 양주ㆍ동면) 역시 “예비비 편성을 살펴보면 전체 예산 1% 내외 규모로 편성하라는 예산 편성 지침을 지키고 있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관행 탓에 많은 예산을 사장시키고 있다”며 “해마다 80~90억원을 예비비로 편성해놓고 실제 사용은 10억원 안팎인데 규정을 기계적으로 따르기보다 예산 편성 규모 적정성을 현실에 맞게 검토해 사용하지 못하는 예산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