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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중학생 시선으로 담은 원동마을, 잔잔한 감동으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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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선으로 담은 원동마을, 잔잔한 감동으로 호평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6/27 09:18 수정 2017.06.27 09:18
경남청소년문학대상 중등부 대상-원동중 최혜령 학생

원동 마을 풍경과 따뜻한 이웃부터
시골에 살며 긍정적인 영향 받은
순간을 잘 포착해 심사위원 ‘호평’
“항상 보던 마을을 글로 옮겼을 뿐인데
부족한 글을 좋게 평가해줘 감사하다”















ⓒ 양산시민신문




원동중학교(교장 김형준)에 재학 중인 최혜령(16, 사진) 학생이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사)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가 주간한 제16회 경남청소년문학대상에서 중등부 대상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대회 중등부에 운문 87편, 산문 60편 등 147편이 출품된 가운데 혜령이는 ‘내가 사는 마을, 원동’이라는 제목 수필로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아토피로 고생했던 자신과 가족에게 따뜻한 보금자리가 돼 준 원동마을 풍경과 사람들을 꾸밈없이 적어냈다.


혜령이는 아토피로 인해 3살 때 부산 대신동에서 원동으로 이사하게 됐다. 환경에 민감한 질환이다 보니 도심에서 살기 힘들다고 판단해 한적한 시골 동네인 원동에 머물게 됐다. 혜령이는 글에서 자신이 원동에 머물게 된 이유와 원동에서 지냄으로써 자신에게 생긴 긍정적인 변화를 기록했다.


심사위원들은 혜령이 글에 대해 “비슷해 보이는 마을 풍경이지만 계절마다 다르게 보이고, 자신에게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혜령이는 “어릴 때 이사를 와 부산에서의 기억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부모님 말씀으로는 원동에 와 몸 상태가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며 “이곳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도심의 바쁜 시간보다 조용한 원동의 시간이 마음에 들고 제가 좋아하는 원동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글을 적었다”고 말했다.














ⓒ 양산시민신문




사실 문학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 없던 혜령이는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혜령이는 “이런 큰 백일장 대회는 초등학교 이후 처음이기도 해서 많이 긴장했다”며 “평소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아무리 좋게 평가받아도 수상까지는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자신의 글 실력이 좋지 않다며 웃는 혜령이지만, 그는 평소 풍경을 봤을 때 떠오르는 것을 메모장에 적어 놓는 게 습관이다. 그런 혜령이를 본 윤정이 교사가 대회에 나갈 것을 권하게 됐다.


윤 교사는 “혜령이는 평소 감수성이 풍부해 눈물도 많고,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뛰어난 학생”이라며 “매일 일기를 꾸준히 쓰는 등 문학 창작에도 열성적”이라고 말했다.


혜령이는 무엇보다 주위가 조용하고 자연 풍경도 예쁜 원동의 모습 덕분에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이 아름다운 탓에 종종 시상도 머리 속에 스친다고 했다. 이런 환경 덕분인지, 초등학생 때는 공책 한 권을 자작 시로 가득 채울 만큼 시 쓰기를 즐겼던 문학소녀였다.


혜령이는 “지금은 시가 잘 써지지 않지만, 시상이 떠오르면 기록해 놓기도 한다”며 “좋은 풍경과 여유를 선물해 준 원동 덕분에 글을 쓸 수 있게 됐고 이런 행운까지 제게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풍요로움도 있지만, 혜령이에겐 원동에서 시간이 더 풍요롭다. 도시엔 점점 사라져가는 이웃 간 정이라던지, 마트가 아닌 자연에서 맛보는 과일이라든지, 낙엽이 자연 그대로 수북이 떨어져 있는 거리라든지 이런 순간이 혜령이에게는 힘이 되는 것이다.


혜령이는 “문학 쪽으로 꿈을 정해 놓은 적은 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아 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원동에서 또 다른 추억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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