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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 창작 뮤지컬, 기대와 아쉬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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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창작 뮤지컬, 기대와 아쉬움 사이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7/25 09:34 수정 2017.07.25 09:34













 
↑↑ 김민희
minheek@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지난 13일 양산문화예술회관, 공연 시작을 1시간 반이나 앞둔 오후 6시부터 이미 공연장 안은 양산시립합창단 공연을 보기 위한 시민으로 북적였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도 다양했다. 


공연에 대한 기대와 들뜬 마음 때문일까, 사람들 열기와 소리로 작은 공간이 시끌시끌했으나 누구 하나 얼굴 찌푸린 이가 없었다. 오후 6시 30분,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는 공연에 들어가기 위해 공연장 밖까지 길게 줄 선 사람들이 표를 받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 전까지 줄은 줄어들 줄 몰랐고, 공연 시작 후에도 시민 발걸음은 이어졌다.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수많은 공연에 가봤지만, 시립합창단처럼 공연마다 좌석이 가득 차고 많은 호응을 얻는 공연도 없다고 느낀다. 그야말로 양산시민이 음악과 춤으로 하나가 되는 공연이 시립합창단 공연이다.


이번 정기공연만 봐도 그렇다. ‘황산강’이라는 양산 역사를 시민에게 알리고 나아가 지역 문화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황산연가’라는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은 기획부터 무대에 올리기까지 8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짧은 시간과 적은 예산으로 이뤄낸 결과물이지만 관객들은 “역시 시립합창단”이라며 웃음 가득한 얼굴을 보였다.


시립합창단이 창작 뮤지컬을 선보인 것도 벌써 네 번째다. 그중 양산 역사를 접목한 것이 두 편으로, ‘아름다운 청년 윤현진’과 ‘황산연가’다. 1년에 한 편, 그리고 아마 내년이면 또 다른 소재로 만든 시립합창단 표 뮤지컬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까운 점은 여전히 부족한 행정 지원이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특징과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제작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지원 예산을 살펴보면 기본 1억원이 넘는다. 


한 예로, 지난해 안동시가 하회마을 전설인 허도령과 연이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 ‘부용지애’에 쏟은 예산만 6억원이다. 이 말고도 같은 해 ‘퇴계연가’, ‘왕의 나라’ 등 2개 뮤지컬을 더 제작했고, 여기에 각 1억8천만원과 5억3천만원을 지원했다. 뮤지컬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전문 배우부터 연출가, 극작가, 작곡가, 안무가, 무대 제작 전문가를 비롯해 무대, 의상, 조명 제작 등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양산시가 창작 뮤지컬에 들인 예산은 2천만원 수준으로 현저하게 적다. 지역을 대표할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보겠다는 시립합창단 의지와 역량에만 기대다 보니(그리고 그걸 또 해내다 보니) 양산시에서는 이 정도 지원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창작 뮤지컬은 지역 고유 문화유산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부족한 지역 공연 인프라로 작품 질이 저하되는 문제와 지속적인 예산 투입 없이는 작품의 연속성과 자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도 갖고 있어 지역 홍보와 예산 낭비라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 홍보용 작품이 아니라 완성도 있는 작품이다. 작품에 완성도가 따라온다면 지자체 홍보는 물론, 세금 역시 낭비하지 않는 길이라고 볼 수 있다. 시립합창단 행보에 힘을 실어줄 때다.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실력자로 손꼽히는 시립합창단원 자체가 양산을 알리는 무기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양산을 대표할 제대로 된 콘텐츠까지 갖게 된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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