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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가뭄ㆍ폭염에 말라버린 계곡… 여름 쉼터도 사라졌다..
사회

가뭄ㆍ폭염에 말라버린 계곡… 여름 쉼터도 사라졌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7/07/25 09:44 수정 2017.07.25 09:44
양산지역 자연발생유원지 계곡
오랜 가뭄에 바닥 드러내
여름휴가철 앞둔 상인ㆍ시민
들리지 않는 비 소식 ‘야속’

오랜 가뭄이 여름 쉼터마저 앗아갔다. 해마다 여름 더위에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줬던 양산지역 계곡들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마저 끊기고 있다.


양산지역에는 수려한 산세 속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여름마다 양산 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 피서객까지 불러모았다. 하지만 올해 가뭄이 계속되면서 계곡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름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 역시 야속하게 하늘만 쳐다보는 날이 늘었다.


지난 23일 일요일, 여느 때와 같다면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어야 정상일 내원사 계곡을 찾았다. 가뭄에 바닥을 훤히 드러낸 계곡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계곡을 찾는 피서객 발길 자체도 뜸한 데다 계곡물이 마른 것을 확인한 피서객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하루종일 반복됐다.


상인들 역시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피서객들은 쳐다보고 있었다. 가득이나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도로가 유실되는 등 수해를 입은 뒤 복구공사로 내원사 계곡을 찾는 발길이 줄었는데 설상가상 이번엔 가뭄이 찾아왔다.


내원사 계곡 주변에는 민박과 음식점 운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주민이 상당수다. 이들은 내릴 듯 내리지 않는 비가 야속할 뿐이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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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인은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뒤 어렵게 복구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제 물 없는 계곡을 찾는 이들이 없어 업친 데 겹친 꼴”이라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피서객 역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물놀이를 기대하며 내원사 계곡을 찾았던 이들은 황량하게 말라버린 계곡을 보며 씁쓸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아무개(34, 부산) 씨는 “아무리 가뭄이라지만 물 좋기로 소문난 내원사 계곡까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해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와 올해도 찾았는데 미처 알아보지 않고 온 것이 후회된다”고 말하며 심각한 가뭄을 걱정하기도 했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행락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마련한 여름파출소 역시 ‘개점휴업’ 상태다.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맥 빠진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계곡 역시 다르지 않다. 양산지역 계곡 가운데 자연발생유원지로 즐겨찾는 계곡은 홍룡사 계곡, 시명골 계곡, 무지개폭포 계곡 등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여름마다 시원한 물과 그늘로 사람들을 불러모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내원사 계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권을 형성하지 않은 채 피서객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가까운 곳에서 쉼을 제공해오던 지역 계곡을 가뭄으로 찾을 수 없게 돼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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