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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회색 도시를 녹색으로, 뜨거운 도시를 구하라!”..
사회

“회색 도시를 녹색으로, 뜨거운 도시를 구하라!”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8/22 09:17 수정 2017.08.22 09:17
폭염 그늘막 같은 시설물 대신
도심 온도 낮출 녹지 확대 필요
도시 숲, 가로수 계획 재검토로
‘열섬효과’ 대비 종합계획 마련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지구온난화’ 위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더위는 일찍 시작하고 더 길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 도심지역은 ‘열섬효과’로 더욱 뜨거워져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양산시 역시 해마다 여름철 평균 기온과 일일최고기온이 높아지면서 여름철 폭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2009년 7월과 8월 평균기온이 각각 27.9℃와 29.2℃를 기록한 뒤 2010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기온 역시 계속 올라 30℃를 넘는 날은 예사다.



올해만 해도 특히 8월에 들어서자 1주일 동안 폭염주의보(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 3일, 폭염특보(35℃ 이상 상태가 2일 이상 지속)가 4일 동안 이어지는 기록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본지 687호, 2017년 8월 15일자>


양산시는 여름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줄 수 있는 대안으로 이달 초 폭염 그늘막 4개를 설치했다. 가로수 그늘이 없지만,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횡단보도 등에 인공 그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설물 설치는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방편에 그칠 뿐, 도시 열기를 낮추는 대안으로 녹지 공간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도심 공원이나 가로수 등을 심어 도심 속에 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 숲은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에서 크게는 7℃를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준다. 1인당 생활권 도시 숲이 1㎡ 증가할 경우 전국 평균 소비전력량이 20㎾h 감소하고 도시 여름철 한낮 온도를 1.15℃ 낮춘다는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가로수 아래에 관목이나 초본류(강아지풀, 보리 등 줄기가 연하고 부드러운 식물류)만 심어도 나무그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서 ”가로수나 숲이 도시계획 부속물이 아닌 미세먼지뿐 아니라 폭염 피해를 줄이는 기반시설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구시는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을 전개하며 도심 내 녹지공간 확충에 민관 합동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더 많은 가로수를 심기 위해 가로수 관리 지침까지 변경, 피부에 와 닿는 녹지공간 창출을 힘써왔다.
ⓒ 양산시민신문














↑↑ 양산시는 대부분 지역 가로수 관리가 부실한 데다 특히 신도시지역은 가로수가 도심 녹지로 기능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양산시민신문



도심 속 숲과 가로수 확대로 ‘전국 최고 폭염지’란 오명을 벗은 곳이 있다. 바로 대구광역시다. 대구는 양산과 같은 분지 지형으로, 지형 특성상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여름이면 초고온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대구는 폭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을 하며 나무 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1996년 8만5천 그루였던 가로수가 지난해 21만3천 그루로 2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까지 1천만 그루를 더 심을 예정이다. 이 나무들은 대부분 도심 속 가로수다. 특히 더 많은 가로수를 도심에 심기 위해 산림청 가로수 관리 지침도 자체 변경했다. 기존 노폭이 5m 이상 인도 중에서 가능한 곳에 2줄로, 8m 간격인 것을 6m 간격으로 바꿨으며 이 기준으로 조성한 가로수길만 해도 464곳에 이른다.


대구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구는 한 번도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적이 없다. 양산시가 지난 8일 38.7℃를 기록하며 일일기온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도 35.5℃로 3℃나 차이를 보였다.


대구를 비롯해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 김해시와 전주시에서도 도심 속 숲 늘리기를 통해 도시 열기 낮추기에 고심하고 있다. 비록 도심녹지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양산시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양프리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행정의 섬세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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