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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폭염 대책, 지켜볼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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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대책, 지켜볼 것이야~!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8/29 10:29 수정 2017.08.29 10:29













 
↑↑ 김민희
minheek@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덥다” 이 한 마디로는 표현하지 못할 날들이다. 7~8월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찜통더위가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늦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더워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요즘이다. 


해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올해 양산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4년 만에 일일 최고기온을 갱신한 것도 모자라 내리는 비, 몰아치는 태풍까지 모두 피해 가는 기적(?) 같은 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양산시는 무더위 쉼터를 지난해보다 확대하고, 재난 도우미를 운영하고, 폭염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열섬 완화를 위한 햇빛 가림막을 설치했다. 



다른 지자체에서 발표한 폭염 대책을 봐도 다들 비슷한 내용이다. 물론 어르신이나 야외 활동이 많은 건설 현장 근로자 등이 ‘폭염 취약 계층’으로 더위에 무방비 노출될 경우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집중된 폭염 대책은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는다. 


폭염은 이제 취약 계층만 문제가 아니게 됐다. 이와 함께 단 하나 부서만이 담당해야 할 문제도 아니게 됐다. 양산이 가진 지형적 문제와 신도시 형성, 인구와 자동차 증가, 녹지 감소 등 복합적인 요소가 원인이 된 폭염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 건축, 환경 등 여러 부서 ‘협업’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중장기 폭염 대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양산시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한 것 같다. ‘양프리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21일 제151회 양산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차예경(민주, 비례) 양산시의원이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폭염 대책안 마련을 촉구하자 나동연 양산시장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나 시장은 “양산이 이번 폭염 때 전국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폭염 지수를 기록해 ‘폭염 도시’라는 오명을 쓴 만큼 여기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할 것”이라며 “도시 외벽에 대해 녹화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원도심 분수 터널 조성, 여름철 물놀이장 확대 등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지금 추진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폭염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인지는 조금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아무리 좋은 구조물일지라도 이것은 단편적인 해결책밖에 되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지난주 기사를 통해 말한 바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무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건 공원, 가로수 등과 같은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도심지 중심에 나무가 가득한 공원, 보행로를 중심으로 그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로수 등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옛 선조들은 건강한 여름을 맞이하기 위해 하는 일이 있었다. “내 더위 사려~!” 바로 정월 대보름에 하는 ‘더위팔기’다. 그해 더위를 먹지 않기 위해 보름날 이른 아침부터 친구에게 찾아가 이름을 불러 대답한다면 그 친구는 내 올해 더위를 사 가는 것이다. 음력 1월 15일부터 무슨 더위팔기냐 싶지만, 지금 이 무더위를 생각하면 새해 첫머리부터 더위를 경계했던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양산시가 폭염으로부터 시민을 구하기 위한 행정을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지켜볼 것이다. 폭염이 닥치고서야 폭염 대책을 수립하는 오늘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양산시가 내년 예산 편성부터 어떤 준비를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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