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78) 씨가 지난 11일, 자신이 윤현진 선생 장례식 사진 2점을 소장하고 있다며 독립기념관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날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윤소영 선임연구원이 윤 씨와 만나 사진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윤 씨는 윤현진 선생의 7촌 조카다. 부친이자 윤 선생 6촌 형제였던 윤현근 씨가 소장하던 사진을 그의 아들인 윤 씨가 보관하고 있던 것. 그러다 양산문화원 박인주 부원장이 그 사실을 알게 됐고, 윤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양산시립박물관에 기증을 부탁했다.
그러나 양산시립박물관에는 이미 해당 사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윤 선생 후손인 윤석우 씨가 기증한 유품 가운데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양산문화원(원장 박정수)은 독립기념관에 문의했고 지난 11일 만남이 성사하게 됐다.
윤 씨는 “제 고향이 상북면 소토리 167번지인데, 윤현진 선생은 166번지에 살고 있었다. 비록 임시정부 일로 집에 머무른 시간이 적어 저와는 마주친 적이 없지만, 윤 선생 부인인 엄 여사와는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교류했던 사이였다. 제 아버지는 윤 선생과 가까운 사이였고, 윤 선생 장례에 가족 대표로 참석했었다. 그 장례식 사진을 26장 현상해 여러 사람이 나눠 가졌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아버지였던 걸로 알고 있다. 또 장례 사진 가운데 아래 사진 오른쪽에 있는 흰 소복을 입고 있는 무리가 있는데, 이분들이 내전마을 주민들”이라고 설명했다.
↑↑ 1921년 9월 17일(음 8월 16일) 이역만리 상해에서 순국한 윤현진 선생은 향년 30세 꽃다운 나이였다. 임시정부 국장으로 치러진 윤 선생 장례에는 안창호, 김구, 신익희, 여운형, 김철, 최창식, 손정도 등 많은 애국지사들이 함께 애도했다. 사진은 윤 선생 장례 당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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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진 감정 결과 윤 씨가 소장했던 사진은 원본을 재촬영한 사본이라고 밝혀졌다. 하지만 해상도가 높아 사료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독립기념관에서 보관ㆍ전시할 예정이다.
윤 씨는 “개인이 가지고 있기보다 독립기념관에서 이 사진을 소장함으로써 윤 선생 업적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는 박인주 부원장 말에 깊이 공감했고 문화원에 요청해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며 “윤 선생이 양산을 대표하는 항일 독립운동가임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산문화원 박인주 부원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독립기념관에서도 현재 건국훈장 독립장(3급)을 추서 받은 윤 선생이 대한민국장(1급)이나 대통령장(2급)으로 서훈을 승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윤소영 선임연구원은 “독립기념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윤 선생 관련 유품이 너무 적어 아쉬웠는데, 후손께서 귀한 자료를 내 주셔서 감사하다”며 “현재 소장하고 있던 동일 사진은 복제품이라 해상도가 낮아 아쉬웠는데, 좋은 해상도 사진을 기증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앞으로 독립기념관 차원 윤 선생 전시회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윤성호 씨, 박정수 양산문화원장, 박인주 양산문화원 부원장, 독립기념관 윤소영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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