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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좋아하는 작가와 장르만 읽는다는 책 편식을 핑계로 한 달에 한 권이면 ‘이번 달 책 많이 읽었다~’ 소리가 나온다. 이런 독서 현실이 비단 나에게만 적용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년에 한 번 진행하는 2015년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연평균 독서율은 65.3%로, 9.1권을 읽는다고 나왔다. 10명 중 3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책 읽어야 한다’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들이지 못했다. 책보다는 교과서를, 문제집을 보는 게 더 이득이라는 입시 환경 속에서 책은 더 기피 대상이 됐고, 그렇게 성인이 돼서도 독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이 핑계, 저 핑계로 줄여나가기 바빴다. 그래도 우리는 독서를 말한다. 책이 주는 풍성함과 이로움을 계속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지자체에서 책 읽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양산시 역시 마찬가지다. 양산시는 지난 5월부터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전개해왔다. 지난 3월, 책 선정부터 시작해 어느덧 한 책 읽기 운동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책 평가회’까지 2개월 정도 남은 시점, 선포식부터 시작해 북 콘서트, 강연회, 독서 마라톤, 독후감 대회 등 독후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했다.
이런 범시민 운동에서 각 시민이 동참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오피니언 리더 역할이다. 지난주부터 본지에서는 ‘릴레이 독서평’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부터 시작해 일반 시민까지, 올해의 책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는 자리다. 그 시작을 오피니언 리더로 잡은 것은 지역사회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좋은 운동이라면 그들이 먼저 움직여 일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였다.
한 도시 한 책 운동 시작 때부터 계획했던 릴레이 독서평이었지만, 사실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 걱정스러웠다. 역시나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런 상황은 참여 협조를 위해 전화했을 때부터 예상할 수 있었다. 기관에서는 대부분 ‘한 도시 한 책 운동’ 조차 잘 알지 못했다.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를 들며 협조요청을 외면하기 바빴다.
물론 다들 시간 내기 귀한 분들인 것 이해한다. 하지만 책 읽는 양산을 만들기 위해 범시민 운동을 전개한다면서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고, 거기다 정작 자신들은 이 운동을 모를뿐더러, 이런저런 이유로 피하는 상황을 보니 씁쓸함이 느껴졌다. 마치 나는 책을 읽지 않아도 내 아이는 좋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는 부모 모습을 보는 것 같달까.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원래 취지대로 ‘책으로 하나 되는 양산’을 꿈꾸기엔 아직은 책을 권하기만 하는 독서 운동 수준에 머무른 것 같다. 시민이 움직일 수 있는 판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 지역을 이끌어가는 사람들 역시 함께해야 의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