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편견과 두려움 이겨내고 ‘봉사’로 세상에 한 걸음 가까이..
사람

편견과 두려움 이겨내고 ‘봉사’로 세상에 한 걸음 가까이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09/29 17:35
정신장애인으로 구성한 해누리 봉사단

봉사활동 통해 개인 역량 키우고
장애인 대한 인식 개선까지 앞장

지난달 창단 후 봉사단체 등록
사물놀이와 손 마사지로 사회와 소통
“소외받는 사람에게 우리가 위로됐으면”

“장애인이라고 하면 언제나 받기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죠. 이제는 저희가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양산시민신문

정신장애인들이 봉사에 뜻을 모았다. 양산병원 부설 숭인사회복귀시설(시설장 김춘심)을 이용하는 이들이 ‘해누리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 것. 지난달 9일 정식으로 창단하고 자원봉사센터에 봉사단으로 등록까지 마친 해누리봉사단은 정신장애인과 시설 직원, 봉사자로 활동하는 지역사회 주민 등 26명이 함께하는 단체다.


봉사단장이기도 한 김춘심 시설장은 정신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결과 봉사단 창단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개 ‘장애인’이라고 하면 돌봄과 봉사 대상이라고 여겨졌던 이들이다. 하지만 김 시설장은 그들이 당당히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다.


김 시설장은 “해누리봉사단은 봉사활동을 통해 정신장애인에게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함은 물론,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역주민 인식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사물놀이 공연과 손 마사지를 익혀 소외받는 이웃을 위해 재능기부 식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사물놀이는 정신 재활 프로그램으로 2014년 처음 시작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1주일에 한 번 수업이었기에 수업 내용을 돌아서면 잊어버렸던 정신장애인들은 사물놀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쳤던 강사 또한 ‘한계인 것 같다’며 포기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설에서 몇 번이고 부탁해 수업을 이어갔고, 마침내 한 곡을 다 외워 완곡했을 때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정신장애인 인식 개선 행사나 인근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연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봉사단으로 활동하기엔 콘텐츠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던 이들은 손 마사지도 익혔다. 사실 사람과, 사회와 소통을 어려워했던 이들이기에 일대일로 손을 맞대며 대화까지 나누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 양산시민신문












ⓒ 양산시민신문

그러나 그런 걱정들은 봉사에 직접 나서면서 다 잊혔다. 지난 9월, 이들의 첫 무대였던 웅상시민 다(多)문화 페스티벌, 여기서 사물놀이 공연은 물론, 2시간 동안 손 마사지를 진행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니 오히려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정을 전해받았다는 것이다. 


봉사단 대표를 맡은 강대순 씨는 “사물놀이야 수도 없이 연습한 덕에 떨리진 않았지만, 사람 손을 잡는 게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우리와 같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 손을 잡아보니 사람 온기가 이런 느낌이었는지 알게 돼 따뜻하고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해누리봉사단은 온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하기 위해 ‘활기찬 생명력’을 불어넣음을 뜻하는 ‘해누리’라는 그들의 이름처럼, 봉사를 통해 소외받고 외로운 사람들 마음에 자신들이 해누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시설장은 “정신장애인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들이 누구보다 순수하고 또 겁도 많은 사람들이라는 걸 잘 안다”며 “그런 사람들이 용기를 낸 만큼 많은 분이 따뜻한 눈빛으로 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시설장은 “봉사단 운영에 있어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걱정되긴 했지만, 올해 양산시복지재단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사랑 나눔 프로그램 공모사업 선정으로 우리 뜻을 지역사회에 알릴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연말까지 지역사회행사와 어르신 복지시설 봉사활동 등을 펼칠 예정이고,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 존재를 모르는 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리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됐으니 언제든 연락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