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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양산대학이었죠, 동원과학기술대학교에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전산회계를 배웠어요. 일단 배워놓으면 어디에든 써먹겠지라는 생각으로 배웠는데, 교수님 부탁으로 교육에 대한 수기를 제출했죠. 그 수기가 평생학습박람회 최우수상을 받게 됐고, 당시 1회였던 평생학습박람회를 방문하게 됐어요. 그때 평생학습, 평생교육이 무엇인지 알게 됐죠”
첫 평생학습박람회가 개최된 이듬해, 마을을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 공모 사업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평생학습이 좋은 취지였기에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이웃에게 이를 알렸다. 어곡동 주민이었던 그는 가족이 함께 내가 사는 곳을 탐방하는 것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에코패밀리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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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공단이 인접해있기 때문에 생활하기 나쁘다고 생각하는 주민에게 우리 지역도 청정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어곡천을 탐방하며 그곳에 사는 동식물을 파악하고, 선암산 인근 계곡 탐사로 계곡 생태계를 알아봤다. 풍력발전시설과 신불산 고산 습지도 탐방하는 등 살아있는 환경 교육을 펼쳤다. 이런 활동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고 부모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처음 해보고 나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해는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같이 한 엄마들이 딱 한 해만 더 해보자고 부탁하더라고요. 활동이 정말 좋았다고, 같이 한 자신들도 돕겠다면서요. 그 말에 힘입어 1년, 2년 더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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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는 어곡동 주민 53명이 참여했다. 2년 차에는 활동 범위를 강서동으로 늘려 강서동 주민 47명이 에코패밀리로 활동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참가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져 활동 영역도 넓히고 참여 인원도 늘렸다. 그렇게 올해는 양산시 위탁사업으로 218명이 함께하게 됐다.
생태 활동을 위주로 하는 ‘온새’팀, 마을 투어를 주제로 하는 ‘미로’팀, 양산 내 기관과 시설 탐방을 중심으로 하는 ‘마루’팀, 환경과 과학수업에 중점을 둔 ‘가온’팀 등 4개팀으로 나눠 3월부터 11월까지 활동했다. 발대식과 수료식까지 합쳐 모두 10번의 활동. 김 대표는 많은 참가자가 활동에 흥미를 느끼고 참여하는 일이 감사하다며 웃었다.
“대부분 부모가 신청하고 아이들을 데려와요. 처음엔 끌려가듯 왔던 아이들도 활동해보면 흥미를 느끼고 먼저 가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 가장 기분 좋아요”
그렇다고 에코패밀리 활동이 아이들에게만 의미 있는 건 아니다. 부모에게도 양산의 참모습을 만날 기회가 된다는 것. 부산과 울산 등에서 양산으로 이사 온 이들이 많기 때문에 에코패밀리 활동을 통해 내가 사는 곳에 이런 특징과 숨겨진 멋, 알지 못했던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는 걸 알고 양산에 대해 애정을 가질 기회가 된다.
↑↑ 김말분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제7기 에코패밀리 수료식’에서 모든 활동에 참여한 아이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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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함께 활동하는 운영진들이 있는데 이들도 처음에는 에코패밀리 참가자로 시작한 분들이 대부분이죠. 양산을 배우고 또 그것을 자기 일, 역량으로 만들어내니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나 할까요”
지난 25일 수료식으로 올해 활동을 마무리한 에코패밀리는 내년에 또 새로운 활동으로 새 사람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제 양산을 넘어 다른 지역도 알아보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계속 발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코패밀리가 양보다는 질로 인정받는, 그래서 양산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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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패밀리는?
아이, 부모 함께 즐기는 놀이터
에코패밀리는 지난 2011년 양산시 평생학습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어곡동 주민이었던 김말분 대표가 내가 사는 지역을 내 아이, 우리 마을에 사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은 마음에 엄마들과 힘을 모아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내 고장’과 ‘환경’이라는 두 단어를 중심으로 어곡동이 공단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닌, 청정한 자연 지역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내용으로 어곡동 주민 53명이 함께했다.
첫해 모임 이후 ‘마을’ 프로그램이 아닌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모임 성격을 수정하고 비영리 민간단체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어곡동이었던 지역 참여 범위 역시 강서동, 6개 읍ㆍ면ㆍ동, 11개 읍ㆍ면ㆍ동으로 점차 늘려갔다. 현재 하북면과 원동면만 제외한 나머지 지역주민이 에코패밀리에 참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에코패밀리 온누리 학습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양산시 위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코패밀리는 계곡과 하천, 숲 등을 다니며 자연을 배우며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어떻게 재활용되고 다시 자원이 되는지 자원회수시설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밭에 직접 감자와 고구마, 배추를 심어 수확하고 어려운 이웃 돕기에 수확물을 쓰기도 하고 가야진용신제, 상여소리 등 잊혀가는 전통을 알아보는 활동도 하고 있다. 아이에게는 살아있는 교육을, 부모에게는 양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는 활동으로 에코패밀리는 지난 2013년 양산환경대상 단체부문을 수상했으며 2016년에는 김 대표가 제13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개인부문 교육부장관상(우수상)을 받는 성과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