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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길고양이, 쫓을 대상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 ..
사회

“길고양이, 쫓을 대상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7/12/19 10:27 수정 2017.12.19 10:27
길고양이 개채 줄이는 방법으로
세계에서 TNR(중성화 수술) 시행

양산시도 2013년부터 TNR 추진
올해까지 700마리 가까이 수술

사업 참가자 “예산 확대 비롯해
공생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필요”

길을 다닐 때 고양이와 마주치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굳이 양산만이 아니더라도 도심 어느 지역에서든 발견할 수 있는 길고양이는 인간과 함께 도심을 공유하는 존재가 된 셈이다.


하지만 도심 속 길고양이는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먹이 부족으로 인해 쓰레기봉투를 뒤진다든지, 늦은 밤 울음소리로 소음을 만들어 생활에 불편을 겪게 하고 때로는 이들을 챙겨주는 이른바 ‘캣맘, 캣대디’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무엇보다 길고양이는 다양한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되기에 이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톡소포자충증이나 브루셀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은 다른 동물은 물론,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어 별도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번식력이 좋은 길고양이 관리 대책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TNR’이다. 길고양이를 포획(Trap)해 중성화(Neuter)하고 다시 돌려보내는(Return) 것으로, 길고양이 무분별한 번식을 막아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안락사 등 방법보다 TNR이 더 효율적인 이유는 고양이가 영역 동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던 고양이를 없애면 그 자리를 차지하려 다른 고양이가 유입되는데, 결과적으로 개채 수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된다. 이 밖에 암컷 고양이 자궁이나 유방에 발생하는 감염 질병과 악성 종양을 예방하는 효과와, 발정기를 막음으로써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짝찟기를 위한 스프레이(수컷 고양이가 제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소변을 보는 행위) 행동을 막아 악취 또한 막을 수 있다. 이런 효과로,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TNR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에서 예산을 들여 TNR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정적인 예산으로 완전한 시행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양산시 역시 지난 2013년 시범사업으로 예산 520만원을 들여 52마리를 수술한 바 있다. 이후 2014년 100마리, 2015년 100마리, 2016년 140마리, 2017년 300마리에게 TNR 수술을 완료했다.


그러나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전체 개체 수 70%, 해마다 15% 이상 중성화를 진행해야 개체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양산시 TNR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캣맘ㆍ캣대디는 양산시에서 투입하는 예산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역에서 캣맘 활동을 하는 윤아무개 씨는 “올해도 예산이 일찍 소진됐는데, TNR 사업 예산을 더 편성해 사람도, 길고양이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TNR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면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찢거나 쓰레기를 뒤지는 등 행동을 하지 않을 거기 때문에 이 사업도 추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농업기술센터는 “TNR 사업을 요청하는 시민이 많아 올해는 추가 예산까지 받아 300마리에게 사업을 완료했다”며 “내년에는 우선 2천500만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사업이 빠르게 진행한다면 올해처럼 추가 예산을 반영해 사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길고양이 급식소 등 추가 사업은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아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로, 사업성 등을 고려해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산시 TNR 사업은 연중 시행하는 사업으로, 농업기술센터(392-5393)를 통해 할 수 있다. 전화로 길고양이가 자주 나타나는 위치와 생김새, 특징 등을 알려주면 길고양이를 잡기 위한 포획틀을 구역에 설치한다.


포획한 길고양이는 연계된 동물병원을 통해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수컷은 1일, 암컷은 2~3일 보호 후 원래 있던 위치에 다시 풀어놓는다. 단, 12월에서 2월, 7월에서 8월 등 혹한이나 혹서에는 수술한 곳이 잘 아물지 않아 2차 감염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또한 생후 6개월 미만이거나 임신ㆍ수유 중인 고양이는 수술을 받을 수 없으며 집에서 보호하는 고양이 역시 예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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