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세 아이를 둔 학부모가 직접 나섰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위해 계속 공부하는 ‘행복한 교육연구소 답사친구’. 김이분 대표는 “말로만 인재 양성인 현 교육 시스템이 아닌, 아이들에게 사회성과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학창시절, 국사나 근현대사 등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하면 친구들은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외울 거 엄청 많겠네…” 또는 “재미있겠네”. 앞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시험에 치여 역사를 공부해야만 했던 친구들 반응으로, 몇 년도에 일어났던 일과 그때 발생한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남게 된 문화재나 유적지 등을 암기해야 하는 틀에 갇혀있었다. 반면 역사 교과서조차도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친구들은 역사에 흥미와 재미를 느꼈다. 물론 이런 친구들은 소수지만.
행복한 교육 연구소 답사친구 김이분 대표는 혹시 내 아이도, 우리 아이들도 역사를 암기 과목으로 여기진 않을까 걱정돼 지난 2014년 답사친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역사는 우리 뿌리라고 말하잖아요. 거기에 많이 공감했어요. 부모로서 내 아이가 자신이 태어나 살고 있는 이 나라와 지역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성인이 되게 한다면, 그것 역시 부모로서 부끄러운 일은 아닐까 생각하게 됐죠”
답사친구는 2006년 울산시에서 ‘내 고장 문화재 바로 알기 교실’로 시작한 역사 탐방 프로그램이다. 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문화재 등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으로, 2010년 법인으로 설립됐다. 여성가족부 청소년활동프로그램 인증 교육기관이기도 한 답사친구는 경남지역으로 점점 퍼졌고, 김 대표는 이런 프로그램이 양산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 2014년부터 양산ㆍ부산지사를 담당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여러 문화재를 제대로 알고, 역사를 제대로 알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책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을 통해 깨어있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라는 엄마 마음으로 답사친구를 시작했어요. 사실 양산에는 이런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거든요”
결혼으로 양산에 정착한 김 대표는 원래 ‘아이들’과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웅상푸르지오작은도서관에서 관장 활동을 비롯해 지역아동센터에서 음악심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귀농인은 아니지만 (사)양산농촌체험관광협회 ‘양산들애’ 회원으로 가입해 농촌체험을 교육과 연계하는 프로그램 개발도 앞장서고 있다. 그가 이렇게 다방면으로 뛰어다니는 이유는 양산에 우수한 문화와 역사를 더 발굴하고 싶어서다.
“지역 토박이가 아니니까 역사 교육을 아이들에게 하고 싶어도 제가 먼저 알아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다녔죠. 양산에 알려야 할 것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빛을 못 보고 있나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답사친구 앞에 ‘행복한 교육 연구소’를 단 거예요”
답사친구는 ‘유적 탐방’을 주로 한다. 지도 수업과 현장 답사, 후기 작성 등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 답사 역시 정규 답사와 자유 답사로 나뉜다. 자유 답사는 모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주제 역시 그때그때 정해진다.
정규 답사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답사를 가는데 아이들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입문ㆍ초급ㆍ중급ㆍ고급 등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올해는 ▶입문 : 경주 역사 탐험(신라 역사ㆍ문화 체험) ▶초급 : 교과서 속 답가 시행 ▶중급 : 선사 시대~조선 시대 / 개화기~현대 ▶고급 : 역사 동아리 등으로 구성돼 있고 초등학생부터 중ㆍ고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18일 오후 7시에 진행하는 답사 설명회에서 알릴 예정이다.
행복한 교육 연구소는 답사친구와 별개로 볼 수 있다. 김 대표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직접 자료를 만들고 연구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저희만의 교육 자료도 만들고, 아이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게 교육하는 방법도 고민하는 곳으로 연구소를 만들게 됐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뭔가 거창하게 자랑할 수준은 아니지만,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7살과 초등학교 2학년, 6학년 학부모이기도 한 김 대표는 내 아이를 비롯해 모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 아이들도 답사친구에 참여하거든요. 꼭 내 아이가 참여해서가 아니라, 참여하는 어느 아이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저 또한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답사친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성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이나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하는 아이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죠”
위치 : 양산시 양주1길 2, 2층
문의 : 055-913-4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