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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멋’에 빠지고 ‘맛’에 또 빠지고… 떡에 불어넣은 젊은..
사람

‘멋’에 빠지고 ‘맛’에 또 빠지고… 떡에 불어넣은 젊은 감성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8/01/30 09:32 수정 2018.01.30 09:32
딜라잇케이크 떡공방 운영자 박예진 씨

떡집 운영하는 부모님 영향받아
새로운 퓨전 떡, 쌀베이킹 도전

떡에 과일, 과일청, 초콜릿 등 첨가해
새로운 맛으로 아이들, 젊은 세대 호평

“잔치 때 먹는 떡을 언제나, 누구나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

첫돌, 혼례, 회갑, 생일 등 경사가 있거나 많은 사람이 함께 모일 때는 꼭 떡이 상에 오른다. 이제는 보기 드문 풍경이지만, 이삿날이면 이사 온 사람이 새로운 이웃에게 인사하기 위해 나눠 먹을 음식으로 떡을 돌리곤 했다. ‘덕’과 비슷한 글자여서일까. 떡은 혼자 먹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만들어지는 음식처럼 느껴진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 입맛이 서구화됐다. 밥보단 빵을, 차보다는 커피를, 떡보다는 케이크를 더 쉽게 즐기게 됐다. 그래서 박예진(30) 씨는 떡도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이 떡보다는 빵을 더 쉽게 먹잖아요. 떡도 맛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이 있었죠”

















↑↑ 박예진 씨가 만든 쌀브라우니
ⓒ 양산시민신문


박 씨가 퓨전 떡공방을 열게 된 것은 사실 부모님 영향이 컸다. 동면에서 부모님이 오래 떡집을 운영했고, 공방까지 열게 만든 ‘앙금플라워’를 만난 계기가 바로 그의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먼저 원데이 클래스로 앙금플라워를 배워오셨어요. 그리고 제게 ‘이런 게 있다, 너도 해볼래?’하고 보여주셨죠. 어머니에게 어설프게 배웠지만 매력을 느꼈어요. 그때는 직장인이었는데, 쉴 때 다른 지역에 앙금플라워로 유명한 공방을 찾아다니면서 틈틈이 익혔어요”


잠깐씩 배우는 거로는 부족했다. 앙금으로 꽃을 만드는 작업 자체에 흥미가 생겼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을 때 걱정도 있었지만, 자신감이 더 컸다. 부모님께 뜻을 전했을 때도 반대 대신 박 씨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016년 봄부터 1년 동안 다른 공방을 찾아 배우고 자격증 취득에도 몰입했다. 앙금 플라워 떡케이크뿐만 아니라 쌀베이킹, 퓨전 떡 요리, 아동 요리, 꽃차까지 다양한 분야를 익히며 실력을 쌓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1년을 보내고 나니 박 씨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고민하고 퓨전 떡공방을 열게 됐다. 


“본격적으로 배운 지 1년 만에 문을 열었어요. 빠른가 싶었지만, 스스로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공방에서는 주로 원데이 클래스 위주로 강의하고, 문화센터 등에 외부 강의 나가는 날도 있죠. 틈틈이 주문 온 것도 준비하고 새로운 것도 만들어보고 하면 시간이 잘 가더라고요”















ⓒ 양산시민신문

퓨전 떡은 전통 떡과 재료 그리고 만드는 방법에 변화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 떡에서 사용하지 않던 재료를 넣고 삶거나, 찌거나, 치는 방식이 아닌 오븐 등을 사용해 빵처럼 굽는다. 변화를 줬음에도 식감은 떡과 같다. 전통의 멋과 현대적인 맛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10년 전에 부모님께 ‘과일을 떡에 넣으면 안 되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부모님은 과일을 떡에 넣으면 신 냄새가 나고 맛이 좋지 않다고 하셨죠. 그때는 떡에 과일이나 초콜릿을 넣고 과자를 고물처럼 입히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최근 들어서는 과일청이 들어간 설기나 초콜릿이 들어간 떡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전통의 것을 현대에 맞게 변형해 가는 게 트렌드가 된 거죠”


그래서인지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가 좋다. 하루만 배워도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직접 빻은 쌀가루와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고, 깔끔한 환경에서 만들기 때문에 한 번 맛본 사람이면 다시 또 찾게 된다. 밀가루보다 더 촉촉한 촉감과 구수한 쌀 향이 살아있는 쌀베이킹도 인기다. 

















↑↑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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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처음 앙금 플라워를 본 분들은 앙금으로 어떻게 이런 꽃을 만드냐고 놀라곤 해요. 하지만 그렇게 손재주가 좋지 않은 저도 만들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떡을 만드는 과정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한 번 해보신 분들은 다들 신기해하더라고요. 이렇게 간단하냐고요”


박 씨는 자신의 떡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래서 공방 이름도 ‘딜라잇(Deli ght, 큰 기쁨)’으로 짓게 됐다. 좋은 일을 축하할 때, 또는 잔칫상 위에 올라가는 떡처럼 먹는 사람에게 행복함을 선물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이제 시작이니까 천천히 지금처럼 이어가고 싶어요. 다양한 떡 요리를 다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 떡을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즐기는 것만큼 뿌듯한 게 없으니까요. 떡이 더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되면 좋겠어요”

위치 경남 양산시 동면 금오6길 23-11 1층
블로그 https://blog.naver.com/power486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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