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는 지난해 2월부터 (주)서화기술공사를 통해 ‘가야진사 일원 관광개발사업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했으며, 이르면 4월께 이를 토대로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가야진사는 삼국시대부터 전래한 국가 제례인 가야진용신제를 지내는 곳이다. 양산시는 가야진사를 중심으로 시민은 물론 관광객이 가야진사 역사를 알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가야진사 일대 약 3만1천㎡ 부지에 총예산 28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문화ㆍ역사ㆍ체험 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준공은 2021년 12월을 예상하고 있다.
우선 진입로에 가야진 용신을 상징하는 ‘가야진 용신 상징관문’을 설치한다. 또 가야진사 설화와 가야진용신제 제례의식을 담은 ‘용신설화 테마광장’이 들어선다. ‘용의 언덕’이라는 이름의 중심 조형물도 들어서며, 매화정원도 조성해 자연이 숨 쉬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가야진용신제 전수관 인근에는 가야진사에 담긴 의미와 역사를 알리는 ‘가야진사 전시관’을 설치한다. 청소년이 가야진용신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가야진 청소년 체험교육장’도 세울 예정이다.
이 밖에 그라운드 골프장, 전통놀이마당, 체력 단련시설인 ‘챌린지 코스’ 등 여가 체험 시설에도 중점을 둬 가족 단위 관광객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황산문화체육공원과 임경대,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 등 가야진사 주변에 있는 지역 관광지를 연계해 관광산업 파급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양산시는 “지역 옛날 문화와 생태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관광사업을 발굴하고자 가야진사 일대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역사체험공간을 활성화하고 여가체험시설을 도입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는 관광휴양림이자 지역의 사회ㆍ경제적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양산시민신문 |
![]() |
ⓒ 양산시민신문 |
하지만 가야진사에 대한 역사ㆍ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교통 역시 불편한 상황에서 계획된 시설만으로는 지속적인 관람객 유치가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지역에 좋은 역사ㆍ문화 자원이 있고 이를 활용해 시민과 관광객을 유입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현재 나온 계획만 봐서는 불편한 교통을 극복하고 가야진사를 찾을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는 발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는 대부분 가야진사와 관련 없는 체육 활동이 전부며 관련 콘텐츠 역시 단순히 걸어가면서 보면 끝나는 조형물이 대부분”이라며 “청소년 위주로 맞춰진 가야진사 체험 부분을 아이부터 어른까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강화하고 해마다 열리는 가야진용신제 봉행 행사 외에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야진사는 1983년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7호로 지정돼 있다. 삼국시대부터 전국 4곳의 강에서 지내던 국가 제례 유적 중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 2010년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 전기 제사 터와 제례 관련 유물이 출토돼 역사학계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가야진사에서 지내는 국가 제례 ‘가야진용신제’는 1997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됐다.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 진행된 국가적 제사 의식이다. 조선 시대 말까지 행해진 국가 제례는 대사(大祀), 중사(中祀), 소사(小祀)로 나눠 전국 50여 곳에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이어지는 제례는 대사인 사직, 종묘, 영령전 세 곳의 제사와 가야진용신제가 유일하다. 특히 대사는 조선 시대 국가 제례인 점을 고려했을 때, 가야진용신제가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국내 유일 최장수 제례이자 민속놀이다.
이같은 유구한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양산시는 지난 2015년 가야진용신제를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로 승격하는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양산시는 가야진용신제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문화재청에 제례 부문으로 신청했지만, 심사 대상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물살을 탄 가야사 복원 종합계획을 기반으로, 가야진용신제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 등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