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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큰 꿈 안고 밟은 한국 땅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안아줘야죠..
사람

“큰 꿈 안고 밟은 한국 땅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안아줘야죠”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8/02/27 09:18 수정 2018.02.27 09:18
이삭희망학교 강하원 교장

북한이탈 청소년 올바른 성장 위한
돌봄ㆍ학습 공간으로 지난해 개설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이끌어주며 소통해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목표”

지난해 4월. 양산에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희망학교’가 문을 열었다. 북한이탈 청소년의 학습을 도와줄 방과후 학습장소로 중부동에 자리하게 된 이삭희망학교(교장 강하원)는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에 있는 부산이삭교회(담임 목사 정진섭)가 힘을 쏟은 덕에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이삭교회가 부산이 아닌 양산에 희망학교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교장으로 활동하는 강하원(64, 사진) 씨 요청 때문이었다. 이삭교회에서 장로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남동에서 건축자재 업체 모리아스텐을 운영하는 강 씨는 양산지역에 북한이탈 청소년이 금정구보다 많음을 알았다. 개소 당시 금정구에는 북한이탈 청소년이 2명에 그쳤지만, 양산에는 50명 가까이 됐다. 강 교장은 더 많은 청소년이 더욱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길 원했고 교회도 공감했다.


“교회 차원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북한이탈 청소년이 학업은 물론, 정서적인 안정이 되지 않아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았죠. 조금이나마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삭희망학교 개소를 추진하게 됐고 한 명이라도 더 이삭희망학교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양산에 자리 잡게 됐습니다”

















↑↑ 이삭희망학교는 지난해 4월 개소식을 열고 중부동 689-6번지 리버사이드빌딩 6층에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목표로 개관했다.
ⓒ 양산시민신문














↑↑ 이삭희망학교는 지난해 4월 개소식을 열고 중부동 689-6번지 리버사이드빌딩 6층에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목표로 개관했다.
ⓒ 양산시민신문

강 교장이 북한이탈주민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5년 전. 웅상로타리클럽 등 지역 봉사에도 앞장섰지만, 해외에 있는 어려운 이들을 위한 봉사에 많은 힘을 쏟았다. 그러다 우연히 본 뉴스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어려운 상황을 접하게 됐고 내 주변에는 이런 이들이 없는지 살피게 됐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은 그들의 2세인 자녀들에게로 넘어갔다. 원래 살던 곳과 확연히 다른 문화를 가진, 낯선 땅에서 지내야 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강 교장은 이들 사정상 한부모 가정인 경우가 많아 양육과 돌봄, 교육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 강하원 교장.
ⓒ 양산시민신문

“솔직히 언어도 따라가기 버겁고, 학교 공부는 더 따라가기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통스럽죠. 이런 아이들을 곁에서 돌봐주고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엇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필요한 건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과정이죠. 이삭희망학교는 그런 궁극적인 목표를 위한 시작이라고 할까요”


현재 이삭희망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모두 17명. 개소 당시 6명이 입학했으나 점점 더 많은 학생이 함께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들에 대한 상담이 위주였다. 기본 상담을 진행한 이후에는 아이들 환경과 상황을 고려해 음악과 미술, 체육 등을 위주로 하는 수업이 이뤄졌다. 또한 학교 숙제와 개인 학습, 학과목 등을 체계화해 수업을 이어갔고 물놀이나 박물관 견학, 놀이 수학 등 아이들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교가 끝나면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이제는 이삭희망학교로 모입니다. 일찍 오고 싶어 하는 아이도 있어 학교는 정오면 문을 열죠. 간식도 먹고, 공부도 하고, 저녁도 먹고요. 그러면 오후 8시가 되는데, 그때 집으로 데려다주죠”

















↑↑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눈높이 교육부터 다양한 문화 체험 등을 제공하며 돌봄과 학습을 돕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눈높이 교육부터 다양한 문화 체험 등을 제공하며 돌봄과 학습을 돕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북한이탈 청소년들은 함께 먹고 놀고 공부하면서 점차 사회성이 좋아진다. 한글과 수학 기초, 영어 등을 학습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나아지고 있음을 깨달으면 자존감과 자신감도 생긴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강 교장은 뿌듯하기 그지없다. 밝게 웃는 아이들 모습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쉬운 길은 아니다. 현재 이삭교회가 이삭희망학교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부 감당하고 있다. 강 교장 역시 후원한다. 그 외 다른 지원이나 후원은 받지 않는 상황이다. 만만치 않은 운영비도 걱정이지만, 아이들 상황 때문에 실질적으로 일대일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더 부담이다. 현재 이삭희망학교에 상주하는 직원은 2명, 이외는 전부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삭희망학교가 북한이탈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었는데, 조금 더 확대해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도 문을 열까 합니다. 이들 역시 북한이탈 청소년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까요”


강 교장은 앞으로 이삭희망학교를 대안학교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숙사를 가진 대안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이 더욱 양질의 삶을 살고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함이다. 


강 교장은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행정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북한이탈 청소년이 지금 사회에 필요한 인물이 돼 자신들이 받은 혜택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게 따뜻한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저와 교회에서 진행했지만, 북한이탈 청소년도,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우리 사회 일원으로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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