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포기해야 할 것도 생긴다. 장거리 여행은 물론이고 함께 밖에서 외식하는 것도, 산책 후 느긋하게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어려워진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그 움직임을 식당과 카페, 여행지 등으로 확장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아쉬움을 느낀 이창석(36)ㆍ김현미(28) 부부가 반려동물 문화를 조금이라도 바꿔보고자 직접 나섰다. 명동에 반려동물 동반 식당인 ‘멍스타그램’을 꾸리게 된 것이다.
땅콩, 치치, 하양이 등 세 마리 반려견과 함께 살고있는 이들은 반려동물과 견주가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이창석ㆍ김현미 부부와 그들의 반려견 땅콩, 치치, 하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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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애견 펜션을 잡아도 실제 여행지나 그 지역 맛집에 아이들과 함께 가는 건 힘들어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은 점차 늘어가는데,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 외식하는 등 행동은 사회에서 이해받지 못하거든요. 우리는 이런 마음을 아니까 이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했습니다”
양산에도 애견카페는 있다. 하지만 야외에서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고, 주인은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래서 ‘카페’가 아닌 ‘식당’으로 지난 3월 31일 문을 열었다. 양산에서 유일한 애견동반식당인 것이다.
“사실 반려견은 집안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요. 요즘 반려견과 관련한 사건으로 사람들 시선도 안 좋아진 탓에 견주들은 자꾸 눈치를 보게 되고요. 그들이 이 곳에 와 편안하게 쉬어가는 공간이 됐으면 했어요. 강아지들은 자연에서 마음껏 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견주들도 주변 시선 걱정 없이 있을 수 있는 곳이니까요”
↑↑ 멍스타그램에는 반려견이 뛰놀 수 있는 천연잔디 운동장과 견주가 반려견을 지켜볼 수 있도록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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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평 규모 수영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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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식당 곳곳에 반려견과 견주를 위한 섬세함이 묻어나 있다. 천연잔디를 깔아놓은 운동장과 반려견 수영장 등 활동을 위한 시설은 물론, 히노끼 욕조와 드라이룸까지 설치해 견주들 불편을 줄였다. 또한 반려견 등록증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견주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양산은 반려견 등록증을 제작하지 않고 있어서 저희가 선물삼아 만들고 있어요. 등록증에는 반려동물 등록번호가 필수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아직 동물등록제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께 제도를 알리기도 하죠. 생각보다 등록제를 모르는 분들이 있던데, 그런 분들은 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이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동물과 사람의 공존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늘어가지만, 동물을 생물이 아닌 인형처럼 쉽게 생각하는 점을 바꿔가고 싶다는 것.
“저희 아이들 가운데 하양이도 두 번 파양됐다가 저희에게 왔고, 치치는 휴게소에 버려졌던 아이였어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버려지는 아이들도 많은 게 가슴 아파요. 반려동물은 정말 키울 수 있는 자신이 있을 때 가족으로 맞아야 하거든요”
이들은 반려견이 없는 사람도, 어린아이들도 와서 반려견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접 와서 함께 교감하며 반려견이 주는 긍정적인 힘을 얻어갔으면 한다는 것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죠. 반려견이 편하게 쉬어가고 반려견이 없는 분도 찾아와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부터 올바른 반려견 문화를 만들어서 끝에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카페 cafe.naver.com/mungstagram
전화 070-4046-4865
운영 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