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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강산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수공예’가 주는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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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수공예’가 주는 아름다움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8/05/29 09:28 수정 2018.05.29 09:28
수공예 공방지기 김화영 씨

2006년 토피어리로 시작해
친환경 가구, 도자기 그릇까지

‘손으로 하는 거면 못할 게 없다’
성취감 높은 수공예 매력에 빠져

“제 작품으로 가득한 진짜 정원
꾸미는 게 꿈이자 목표”

2010년대에 들어와서야 한두 곳씩 찾을 수 있던 ‘공방’이 최근에는 많은 사람에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공간’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성품이 쏟아지는 시대에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 ‘작가의 개성이 담긴 결과물’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하지만 이보다 앞선 2006년, 김화영(47) 씨는 시청 뒤에 작은 공방을 꾸렸다. 자신의 별명인 ‘앤’, 그리고 언젠가 김 씨만의 작품으로 가득한 정원을 꾸미고 싶은 마음에 ‘앤의 정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정원을 꾸미듯 공방도 제 손길로 하나하나 꾸며가고 싶었어요. 지나가던 사람도 ‘이곳은 뭐 하는 곳이지?’하고 궁금해하며 올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요. 아직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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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지역에도 공방 문화는 자꾸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소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한계로 인해 공방으로 생계까지 이어가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 공방문화가 점점 퍼지고 있지만, 이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직도 공방 문턱은 높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김 씨는 벌써 12년째 지역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공방을 두 차례 이사해도 ‘앤쌤~’하며 자신에게 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며 웃었다.

“10년이 넘게 공방을 한 건 저도 신기하죠. 제 작품을 만들면서 틈틈이 다른 것을 배웠어요. 토피어리부터 시작해 컨츄리 인형, 호박 인형, 천연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를 이어오다 가구, 도자기 그릇까지 하게 됐어요”

토피어리(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동물을 비롯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르고 다듬어 보기 좋게 만드는 기술 또는 작품)를 했을 때도 지역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삽량문화축전에서 꾸준히 체험 부스를 운영한 것이 호응을 얻었고, 2009년에는 사무처로부터 양이와 산이 캐릭터를 대형 토피어리로 만들어 전시하자는 제안도 받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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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전시팀장님으로부터 ‘양이와 산이를 2m 크기로 제작해 축제장 입구에 세우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정말 기대했는데 그해 신종플루로 축제가 취소됐죠. 정말 멋진 축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너무 아쉬운 기억이에요”

다른 분야보다 유행이 빠른 수공예이기에 김 씨는 다양한 수공예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문득 가장 기본 되는 것이 ‘가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공예 작업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면 그냥 잠을 자고 공부하는 등 삶을 사는 데도 가구가 갖춰져야 무슨 행위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삶에서 뗄 수 없는 분야이기에 더 좋은 것,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친환경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자가 이런 걸 해?’하면서 신기해하는 반응도 있어요. 기본적인 힘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요즘은 나이가 들어 그런지 손목도 아프고 힘도 들고…(웃음).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하고 고통스럽다가도 완성된 작품을 보면 ‘그래, 이 맛에 하는구나’하고 웃게 되죠. 수공예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 감동만큼이나 작품에 배어 있는 따뜻함도 김 씨가 꼽는 수공예의 매력이다. 기계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사람 손을 거친 작품이기에 섬세함과 깊이가 더해진다. 그렇기에 작품을 감상하는, 구매하는 사람 역시 작품을 더 소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김 씨는 지금처럼만 계속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막 이사 온 세 번째 공방을 그의 손길로 꾸미는 데 푹 빠져있다. 아직 공방이 허전해 부끄럽다고 말했지만, 한쪽에 카페 공간까지 마련된 공방은 김 씨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잔뜩 묻어있었다. 

공방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카페까지 운영하게 됐다는 김 씨는 직접 과일 청을 만들어 준비한 차를 그가 그려낸 도자기 그릇에 담아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김 씨 손길이 안 들어간 곳이 없었다. 

“언젠간 정말 정원이 있는 공방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만든 나무 그네가 있고, 토피어리 작품들이 정원 곳곳에 있고, 공방 안에는 의자와 탁자, 장식장, 그릇까지 모두 제 손으로 만든 거죠. 작은 소품과 벽화도 제가 직접 작업한 저만의 공간이요. ‘앤의 정원’을 정말 현실로 만드는 것, 그때까지 웃으면서 행복하게 작업하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위치 : 양산시 물금읍 서들1길12 1층
블로그 : blog.naver.com/hhjc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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