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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예술 활동을 하니까 이런 아지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와서 책이든 사진이든 구경하며 잠깐 쉬고, 때로는 이웃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그런 쉼터요. 늘 상상만 하다가 갑자기 제게 기회가 와서 일을 벌이게 됐네요”
강 씨의 ‘호’이자 온라인 활동명인 청조(淸早)를 따 북카페 이름도 ‘청조갤러리’로 지었다. 강 씨는 다른 지역에 문화행사를 다니며 작은 공간을 활용한 전시 등을 보게 됐고 양산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물론, 시민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통 갤러리라고 하면 공간이 큰 곳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서울에 있는 류가헌 갤러리는 아담한 공간인데 작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더라고요. 사실 사진작가 입장에서는 한 가지 주제로 전시를 하고 싶어도 작품 수가 많지 않으니 큰 갤러리를 대관하는 데 부담이 있어요. 그런데 작은 갤러리가 있다면 전시도 하고, 많은 사람과 소통도 할 기회가 생기잖아요. 그래서 시도하게 됐습니다”
북카페+갤러리… 쉼이 있고 문화가 있는 공간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뿌리내릴 수 있었으면”
강 씨가 꾸민 청조갤러리는 북카페와 갤러리가 함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 겸 카페ㆍ음료 이용 금액은 2천원. 2천원으로 책과 문화, 휴식까지 할 수 있다. 한쪽 공간은 그가 소장한 사진집 100여권, 시집 500여권, 수필집을 비롯한 책 500여권 등 1천권에 달하는 책이 진열돼 있어 취향대로 골라 읽을 수 있다. 다른 쪽에는 사진이나 그림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로 꾸몄다. 큰 작품은 20여점, 작은 작품까지 하면 30여점까지 전시할 수 있는 규모다. 꽃 등 식물로 꾸민 옥상 정원도 마련했다.
문을 연 지난 1일부터 이달까지는 강 씨 작품을 전시하기로 했다. ‘향수’를 주제로 한 강 씨 전시에 이어 매달 1~2회 전시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7월에는 故 최민식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8월 송숙경 사진작가 겸 부산 정관 시연갤러리 관장, 9월에는 김미성 사진작가, 10월에는 유병용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 대표 전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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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조갤러리 강미옥 관장과 6월 전시로 갤러리에 준비한 사진전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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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통해 실력 있는 사진작가를 발굴하고 알리고 싶어요. 솔직히 양산에 전시 공간이 많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작가들이 전시하고 싶어도 적당한 장소를 못 찾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시 장소가 필요한 분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오는 분들도 ‘이런 작품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감동도 줄 수 있으니 좋잖아요”
강 씨는 전시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갤러리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하고 싶어도 대관료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포기하는 예술인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사실 이곳 문을 열 때도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했어요. 괜히 알리면 뭐라도 하나 사가야 할 거 같고 안 하기엔 마음에 걸리는 그런 불편함이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전시하는 사람,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 만큼은 그런 부담 없이 오롯이 작품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또 문화교실도 함께 열어 교동 주민의 쉼터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학교가 주변에 많으니 학생들도 부담 없이 와서 공부하도록 자리도 한 쪽에 준비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추구하는 것이다.
“‘무인’이잖아요. 사람이 없으니 눈치 안 보고 더 편하게 공간을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캘리그라피나 문화강좌 등 장소가 필요하면 이 곳을 써도 되고, 학교 마치고 학생들이 잠깐 음료를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공간이어도 좋고, 문화예술인, 또는 주민들이 모여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이어도 좋고…. 무인으로 운영할 예정이라 작품 분실이나 도난에 대한 염려하는 분도 있던데, CCTV 등 보안 장치를 설치해 문제없어요”
강 씨는 이 곳이 문학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화공간이 부족한 교동에 문화 바람을 일으킬 사랑방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믿음으로 시작한 만큼, 이용자와 전시자, 그리고 제가 서로 믿으며 계속 운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이 와주시고 봐주시고 참여하는 생동감 넘치는 곳이요”
위치 : 교동2길 13(창조아파트 옆 옛 백송국수자리)
전시ㆍ문화강좌 등 문의 : 010-5531-9088(강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