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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오가다 쉬어갈 수 있는, 교동 주민의 사랑방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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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다 쉬어갈 수 있는, 교동 주민의 사랑방 됐으면”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8/06/19 09:13 수정 2018.06.19 09:13
무인 북카페 ‘청조갤러리’ 강미옥 관장

책 1천여권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곳
매달 지역 작가들 전시 예정돼 있고
앞으로 주민 대상 문화강좌도 계획
“주민과 예술인,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교동에 ‘무인 북카페’가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1천여권 가까운 책을 비롯해 작은 전시관까지 갖출 건 다 있는 알찬 곳이다. 무인 북카페를 만든 건 지역에서 사진작가와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미옥(54) 씨. 강 씨는 오래전부터 양산에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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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활동을 하니까 이런 아지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와서 책이든 사진이든 구경하며 잠깐 쉬고, 때로는 이웃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그런 쉼터요. 늘 상상만 하다가 갑자기 제게 기회가 와서 일을 벌이게 됐네요”


강 씨의 ‘호’이자 온라인 활동명인 청조(淸早)를 따 북카페 이름도 ‘청조갤러리’로 지었다. 강 씨는 다른 지역에 문화행사를 다니며 작은 공간을 활용한 전시 등을 보게 됐고 양산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물론, 시민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통 갤러리라고 하면 공간이 큰 곳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서울에 있는 류가헌 갤러리는 아담한 공간인데 작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더라고요. 사실 사진작가 입장에서는 한 가지 주제로 전시를 하고 싶어도 작품 수가 많지 않으니 큰 갤러리를 대관하는 데 부담이 있어요. 그런데 작은 갤러리가 있다면 전시도 하고, 많은 사람과 소통도 할 기회가 생기잖아요. 그래서 시도하게 됐습니다”

북카페+갤러리… 쉼이 있고 문화가 있는 공간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뿌리내릴 수 있었으면”


강 씨가 꾸민 청조갤러리는 북카페와 갤러리가 함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 겸 카페ㆍ음료 이용 금액은 2천원. 2천원으로 책과 문화, 휴식까지 할 수 있다. 한쪽 공간은 그가 소장한 사진집 100여권, 시집 500여권, 수필집을 비롯한 책 500여권 등 1천권에 달하는 책이 진열돼 있어 취향대로 골라 읽을 수 있다. 다른 쪽에는 사진이나 그림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로 꾸몄다. 큰 작품은 20여점, 작은 작품까지 하면 30여점까지 전시할 수 있는 규모다. 꽃 등 식물로 꾸민 옥상 정원도 마련했다.


문을 연 지난 1일부터 이달까지는 강 씨 작품을 전시하기로 했다. ‘향수’를 주제로 한 강 씨 전시에 이어 매달 1~2회 전시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7월에는 故 최민식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8월 송숙경 사진작가 겸 부산 정관 시연갤러리 관장, 9월에는 김미성 사진작가, 10월에는 유병용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 대표 전시가 예정돼 있다.

















↑↑ 청조갤러리 강미옥 관장과 6월 전시로 갤러리에 준비한 사진전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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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통해 실력 있는 사진작가를 발굴하고 알리고 싶어요. 솔직히 양산에 전시 공간이 많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작가들이 전시하고 싶어도 적당한 장소를 못 찾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시 장소가 필요한 분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오는 분들도 ‘이런 작품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감동도 줄 수 있으니 좋잖아요”


강 씨는 전시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갤러리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하고 싶어도 대관료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포기하는 예술인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사실 이곳 문을 열 때도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했어요. 괜히 알리면 뭐라도 하나 사가야 할 거 같고 안 하기엔 마음에 걸리는 그런 불편함이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전시하는 사람,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 만큼은 그런 부담 없이 오롯이 작품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또 문화교실도 함께 열어 교동 주민의 쉼터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학교가 주변에 많으니 학생들도 부담 없이 와서 공부하도록 자리도 한 쪽에 준비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추구하는 것이다.


“‘무인’이잖아요. 사람이 없으니 눈치 안 보고 더 편하게 공간을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캘리그라피나 문화강좌 등 장소가 필요하면 이 곳을 써도 되고, 학교 마치고 학생들이 잠깐 음료를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공간이어도 좋고, 문화예술인, 또는 주민들이 모여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이어도 좋고…. 무인으로 운영할 예정이라 작품 분실이나 도난에 대한 염려하는 분도 있던데, CCTV 등 보안 장치를 설치해 문제없어요”


강 씨는 이 곳이 문학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화공간이 부족한 교동에 문화 바람을 일으킬 사랑방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믿음으로 시작한 만큼, 이용자와 전시자, 그리고 제가 서로 믿으며 계속 운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이 와주시고 봐주시고 참여하는 생동감 넘치는 곳이요”


위치 : 교동2길 13(창조아파트 옆 옛 백송국수자리)
전시ㆍ문화강좌 등 문의 : 010-5531-9088(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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