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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의 STAR 공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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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의 STAR 공식(3)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2/03/02 09:30 수정 2022.03.02 09:30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명상의 스타(STAR) 공식 마지막 철자인 ‘R’은 ‘반영(反映, Reflection)’이다. 명상을 통해 들끓었던 내면의 분별 작용이 멈추면 그 가운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 변화는 자신이 삶의 주인이 돼 마음 내부와 인간과 사물과 관계를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는 수용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일회적 체험에만 그치면 진정한 명상의 묘미를 찾기 어렵다.

마치 뿌리가 자양분을 받아들여 줄기를 타고 올라가 가지와 잎을 거쳐 열매를 맺듯이 진정한 수행은 자신의 삶이 직접적으로 바뀌고 이것이 그대로 실제 모습으로 ‘반영’ 돼야만 그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오늘 하루 수행을 통해 지금 여기에서 나의 삶이 한 치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런 수행은 보기는 좋지만, 나무를 찍을 수 없는 ‘납’으로 된 도끼에 불과하다.

자신의 삶을 마음속에 가둬 두는 것이 아니라 명상이라는 다리를 건너 세상 속으로 두려움 없이 뛰어들 수 있는 경지가 바로 ‘반영’ 단계에서 나타나게 된다. 반영한다는 것은 내가 지금 써야 할 마음을 언제 어디서든 능수능란하게 대상에 비춰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태극권과 같은 권법 수행에서 나를 버리고 상대를 따른다는 의미인 ‘사기종인(捨己從人)’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자신(Ego, 我相)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무분별과 무심의 경지에 머물 수 있다. 그래야만 상대를 완벽하게 반영해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명상에 몰입해 삼매의 맛을 봤다는 이들은 마음 자체가 축 늘어진 침잠(沈潛) 또는 혼침(惛沈) 상태를 삼매로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강했다면 반대로 거침없이 상승할 수 있는 동정일여(動靜一如)의 경지가 참다운 명상이다.

근대 선각자 소태산 박중빈은 이러한 명상 경지에 대해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건수가 차차 늘어가는 거동이 있은즉 시시로 평소에 심히 좋아하고 싫어하는 경계에 놓아 맡겨 보되 만일 마음이 여전히 동하면 이는 도심이 미숙한 것이요, 동하지 아니하면 이는 도심이 익어가는 증거인 줄로 알라”고 전한 바가 있다. 분별심을 벗어난 반영 단계가 바로 경계에 부동하는 마음의 힘인 것이다.

‘명상의 STAR’ 공식을 정리하자면 ‘S-멈춤(Stop)’은 안으로 분별성과 주착심을 없이하는 것을 의미하며, ‘T-변형(Transformation)’은 밖으로 산란하게 하는 경계에 끌리지 않는 정신수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 ‘A-수용(Accept)’은 세상을 살면서 일어나는 시비이해(是非利害)와 대소유무(大小有無)를 있는 그대로 연마하고 궁구함을 의미하는 사리연구에 해당한다. 그리고 마지막 ‘R-반영(Reflection)’은 무슨 일에나 눈, 귀, 코, 혀, 몸, 마음(眼耳鼻舌身意)을 작용해 생활 속에서 도(道)를 구현하는 작업취사 단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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