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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과 마음 챙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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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과 마음 챙김(2)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03/16 14:09 수정 2022.03.16 14:09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동양의 옛 성현들은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하였나니,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오”라고 설파했다.

여기서 말하는 ‘챙김’이란 자기 마음 내면과 외부 대상을 통해서 일어나는 어떠한 경계에도 흔들리거나 분별(分別)ㆍ주착(住着)하지 않고 명상 대상과 마음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의지적ㆍ정신적 행위를 의미한다. ‘챙김’이란 언제 어디서나 수시로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대상과 하나가 된 상태(一心)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이것은 마치 사격선수가 목표물에 집중하기 위해 호흡 조절하고 과녁에 의식을 모으는 것과 같다.

동양에서는 수신(修身)이라는 단어로 마음 챙김을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서 몸을 닦는다는 것은 내면으로는 내 몸 안에, 외면으로는 온 우주에 빈틈없이 가득 채워져 있는 불성(佛性), 또는 신성(神性)을 놓치지 않고, 체득(體得)해 현실에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 챙김을 확립한 명상가는 단지 명상이라는 행위에 자체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로 주변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곧, 수신을 통해 제가와 치국, 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전통적 가치를 실천하는 현대판 선비라고 할 수 있다.

마음 챙김은 우리 눈, 귀, 코, 입, 몸, 마음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것과 같다. 마음이 오염되거나 물들지 않게 항상 챙겨 참된 본성을 지켜나간다는 의미다. 여섯 감각 기관의 문을 지키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상 활동에서 벌어지는 유혹의 대상에 대해 감각을 조절하고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마음 챙김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풀어보자면 주의(注意)로 옮길 수 있다. 주의는 사전적으로 ‘마음에 새겨 둬 조심한다’는 의미와 ‘어떤 곳이나 일에 관심을 집중해 기울인다’는 의미로 쓰인다. 심리학적으로는 ‘어떤 심적 내용이 특별히 명확하게 의식(意識)에 나타나 그것을 선택하고 다른 심적 내용을 억제하는 정신 기능의 작용’이라고 정의한다.

주의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어텐션(attention)’, ‘노티스(notice)’, ‘히드(heed)’ 등이 쓰이는데, 어텐션은 ‘주의’, ‘주목’, ‘유의’라는 의미와 함께 ‘배려’, ‘돌봄’의 의미가 있으며, 노티스는 위 의미와 더불어 ‘관찰’과 ‘알아차림’의 의미가 더해진다. 히드는 여기에 ‘마음에 간직하다’, ‘새기다’, ‘조심하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다’는 의미가 덧붙어 있다.

곧, 명상이라는 행위 이외에도 일상에서 대상을 향해 마음에 새겨 잊지 않고 실천하는 일련의 정신작용이 바로 마음 챙김의 본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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