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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풀뿌리문화] 관객과 하나되는 풍물판의 흥겨움..
문화

[풀뿌리문화] 관객과 하나되는 풍물판의 흥겨움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입력 2008/04/14 13:56 수정 2008.04.14 01:49
양산전통풍물패

투박하면서도 진솔하고 강한 힘이 느껴지는 북소리, 저 멀리 전장에 나가 있는 지아비를 부르는 지어미의 징소리, 그리고 천지사위를 깨우는 꽹과리소리. 투박하면서 심금을 울리는 우리 가락은 울고 웃는 우리네 인생사와 닮았다. 양산전통풍물패는 이런 우리 가락의 순수성와 옛 멋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 진보현 기자



양산전통풍물패는 2002년 창단돼 40명의 회원들이 북과 장구채를 잡고 활동하고 있다. 40세에서 68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이 저마다 우리 소리의 멋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혼 담은 전통소리 이어가야
 
ⓒ 진보현 기자 


“저는 회원들에게 어떤 이유로 시작했든 한번 채를 잡았으면 죽을 때까지 하라고 합니다. 풍물은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니라 우리 전통의 소리를 이어간다는 정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박홍기(45) 대표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저 한번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전통 풍물패 회원들만은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서양음악과 대중음악에 밀려 무대 위가 아니고는 들을 수 없게 된 풍물을 배우는 입장에서 사라져 가는 우리 것의 소중함을 느끼길 바라서라고. 그래서 풍물패 이름도 하고 많은 것 중에서 ‘전통’이란 이름을 따서 지었다.

“요즘에 국악이 다시 유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난타 등 퓨전국악이죠. 진정한 옛 소리를 재현하는 전통풍물은 오히려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들었어요. 세계화에 맞춰 퓨전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전통을 이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전통풍물패 전 회원은 경남도무형문화재 가야진용신제 소리를 재현하는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단순히 풍물을 배우기보다 양산의 전통문화를 이어간다는 의미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북소리, 장고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종합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다 장고소리에 이끌려 활동을 시작하게 된 박동심(56) 회원은 “전통풍물패는 잃어버린 나의 가족과도 같다”며 “풍물을 통해 숨겨진 또다른 나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관객과 어울리는 현장풍물

전통풍물패는 지금껏 높은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한 적이 없다. 예술회관 대공연장 같은 큰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는 것보다 무대 밑 마당에서 관객과 함께 어울려 살아있는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모내기를 하다 지친 몸으로 막걸리 한 사발 걸친 후 꽹과리와 장고를 잡고 흥에 겨운 가락을 연주하던 그 시절의 마을풍물을 재현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공연을 할 때도 흥이 난 관객들이 연주를 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게 여분의 장고와 징을 준비해둔다고 한다.

현장의 살아 숨 쉬는 생동감과 옛 선조들의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전통풍물패는 풍물을 통한 날숨과 들숨으로 세상과 호흡하고 교차한다.

자신들을 나타내는 색으로 주저없이 ‘눈보다 눈부신 흰색’이라고 말하는 회원들. 한없이 맑고 순수하기 때문에 옛 정신을 유지할 수 있고 그런 만큼 여러 색을 품을 수 있는 흰색은 현장풍물을 추구하는 그들과 꼭 닮아 있다.
ⓒ 진보현 기자




인터뷰>> 박홍기 대표

ⓒ 조원정 기자
“풍물로 세상과 하나되는 법 배웠죠”

경남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진용신제’의 예능보유후보자인 박 대표는 14세에 인간문화제 하보경 선생에게 북과 춤을, 김타업 선생에게선 꽹과리를 사사했다.

어릴 때부터 시작된 풍물의 인연은 대학시절로 이어져 전국대학생 농악경연대회 최우수상과 전국민속예술축제 장려상을 거머쥐게 했다. 이후 양산 들북놀이와 마을굿, 길여는 소리를 재현하며 양산지역 전통풍물의 끈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풍물은 세상과 나를 이어준 매개체다. 선조들의 얼을 담은 소리를 재현하고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며 “풍물에 담긴 지역의 정신을 찾고자 하는 분은 언제든 환영”이라며 전통풍물패의 문을 활짝 열었다.



글_조원정 기자 / vega576@
사진_진보현 기자 / hyun00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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