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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 가곡의 선두주자, 엄정행 교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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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곡의 선두주자, 엄정행 교수를 만나다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227호 입력 2008/04/28 19:08 수정 2008.04.28 06:58
양산 출신 테너 엄정행 교수 데뷔 40주년 기념 인터뷰
엄정행 콩쿨 세계적 대회로 키우고파
관악단 해체 아쉬워, 노후는 고향에서

떠난 임을 향한 애절한 마음으로 하얗게 피어나는 목련처럼 우리 가곡을 향한 끝없는 사랑을 지닌 성악가 엄정행이 지난달로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양산 출신이자 음악계에서 드물게 외국유학을 하지 않은 토종 성악가인 엄정행 교수를 만나봤다.


ⓒ 양산시민신문
▶ 지난달로 데뷔40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짧지 않은 성악인생 40년 감회를 말해주십시오.
고등학교 때까지 배구선수로 활동하며 음악의 ‘음’자도 몰랐던 제가 얼떨결에 음대에 합격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할 생각도 많이 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지금 여기에 서있는 것이죠. 그 분들에게 감사하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 성악계에서 외국 유학을 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교수님은 순수 토종 성악가로 유명하십니다.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외국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저 하나 성공하고자 가족들을 고생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남 몰래 창도 배우고 한글 발음 연구도 하면서 한이 서린 우리 민족의 음색을 지키고자 노력했죠.
우리 가곡을 한국인의 음색으로 한국인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훨씬 더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목련화하면 엄정행’이 함께 떠오르는데, ‘목련화’는 어떤 존재인지
경희대학교 설립자인 조영식(87) 박사가 개교 25주년을 기념해 쓴 ‘4반세기 칸타타’라는 시의 제2악장 아리아가 목련화였습니다. 추운 겨울을 모질게 견뎌내고 활짝 피는 목련화처럼 제 인생도 목련화를 만나면서 밝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양산시 시화도 목련인 걸로 아는데 이래저래 저는 목련과 인연이 깊은가 봅니다.



▶ 올해로 양산에서 진행하는 엄정행 성악콩쿨이 6회를 맞으면서 성악도들의 데뷔 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악콩쿨의 운영방향은 어떠한지.
전국에서 현존하는 성악가 한명의 이름을 거는 콩쿨은 몇 개 없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죠. 이젠 교직생활도 정리했으니 독자적으로 운영할까 합니다. 10회쯤에는 외국에서도 참가할 수 있는 세계적인 콩쿨대회로 키우고 싶습니다.



▶ 현재 양산시립관악단이 해체되고 합창단마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양산시의 문화정책을 어떻게 보시는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예술단을 힘들게 창단해놓고 불과 5년 만에 없애는 것은 이유가 어떻든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예술단이 없어지면서 순수음악과 문화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고 후세대의 꿈마저 사라지게 될 겁니다. 어렵지만 양성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 교수님에게 양산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그리고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산 좋고 물 맑은 어린 시절 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인데 지금은 무분별한 개발로 많이 훼손됐습니다.
타지인이 많아서 고향을 보존하려는 의식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앞으로는 고향인 양산에서 주된 활동을 하고자합니다. 40주년 기념 공연도 불러만 주신다면 한달음에 달려오겠습니다.
ⓒ 양산시민신문



대담_박성진 편집국장 / park55@
정리_조원정 기자 / vega576@
사진_홍성현 기자 / red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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