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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한 지붕 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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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지붕 두 가족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입력 2008/07/08 12:25 수정 2009.02.18 11:46

 
ⓒ 양산시민신문
지난 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방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장은 한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1년간 진행된 용역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사자인 장애인단체가 서로 얼굴을 붉힌 것. 1년 동안 지속된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 날 보고회는 장애인의 숙원사업인 이동지원센터 및 저상버스 등 특별교통수단을 연차별로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장애인 입장에서는 이동지원센터 운영방식에 대한 시의 확답을 들어야 마음이 놓이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두 단체 사이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양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해 자신들이 천막농성까지 하며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진행한 용역결과였던 만큼 끝까지 자신들이 마무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지체장애인협회 입장에선 양산에 뿌리를 내리고 지금까지 장애인 복지증진에 힘써온 만큼 갑자기 등장한 자립생활센터가 주도해 사업을 진행하려 하니 비위가 상할 만큼 상했다. 그래서 '양산사람도 아닌데 왜 나서냐'라는 꼬투리를 잡았다.
 
중간에서 시만 입장이 난처해졌다. 이왕 시작해 최종보고회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정작 보고회에 대한 이야기보다 말싸움만 커졌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장애인은 다방면에서 사회적 약자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합쳐야 한다. 속담 중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삼척동자도 아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이날 보고회장에서 본 두 장애인 단체는 이 속담을 모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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