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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섬세한 손동작이 만들어내는 손짓언어가 그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다. 손으로 꽃피우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수어바다 거리공연’이 지난 23일 종합운동장에서 네 번째 무대를 열었다.
농아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깨고 수어를 하나의 언어로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날 공연에는 2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 수화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수어바다 회원들은 4~5명 씩 짝을 맞춰 ‘동반자’, ‘준비없는 이별’, ‘웃는거야’ 등 많은 곡을 손으로 노래했다. 소리 내어 부르지 않았지만 손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 표현하는 모습에서 농아인을 비롯해 일반 시민까지 노래의 흥겨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중반에는 수화를 좋아하는 22명의 어린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 힘내세요’, ‘마법의 성’, ‘아름다운 세상’을 선보여 관객들의 큰 함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소정(신기초3) 학생은 “손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서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다”라며 “한 달 정도 연습했는데 더 잘한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무대는 수어바다 회원과 특별출연한 양산대 아동영어복지과 학생 등 전 출연자가 농아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를 꿈꾸며 ‘아름다운 세상’으로 끝을 맺었다.
공연을 지켜 본 박성민(27, 중부동) 씨는 “수화는 농아인과 일반인을 이어주는 다리이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작게나마 농아인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