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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창간기획2] 북스타트 운동, 책 읽는 양산의 희망 쏘다..
기획/특집

[창간기획2] 북스타트 운동, 책 읽는 양산의 희망 쏘다

조원정 기자 vega576@ysnews.co.kr 입력 2008/09/02 10:58 수정 2008.09.22 02:24
시 보건소, 이달부터 북스타트 운동 시작



독서습관 기르고, 예방접종률 상승 효과도

어릴 때부터 책을 접한 아이는 인지능력과 언어, 사회성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북스타트 운동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건강진단을 받으러 보건소에 오는 아이들에게 그램책이 든 가방을 무상으로 선물하는 데서 시작됐다.

북스타트 운동은 아기 때부터 책을 가까이함으로써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2003년 서울 중랑구 보건소와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이 함께 처음 시작해 현재 전국 60곳에서 실시하고 있다. 양산시 역시 북스타트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해부터 사업을 준비해 이달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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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북스타트 운동은 영국의 사서이자 교사였던 웬디 쿨링 여사의 제안으로, 1992년 북트러스트(Book Trust) 자선단체가 버밍엄 공공도서관, 남부 버밍엄 보건국, 그리고 버밍엄 대학 교육대학원과 협력해서 시작된 것이다.
 
현재 영국에서는 생후 8개월이 지난 아기들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보건센터로 가면 북스타트 가방을 받을 수 있고, 취학 전 아동의 90%이상이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북스타트 운동은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북 스타트 코리아와 지방자치단체가 영유아와 지역주민을 배려하기 위해 펼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2003년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처음 시작해 현재 보건소 6곳과 도서관 43곳, 기타 11곳 등 60곳에서 북스타트 운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프로그램 운영이 순조로운 곳은 10곳에 불과하다.
 
양산시는 지난해 초 박윤정 시의원(통합민주당, 비례대표)의 제안으로 북스타트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사업 구성에 들어갔다. 양산시보건소(소장 조현둘)가 주축이 돼 2007년 4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국내 북스타트 운동을 실시하는 11곳을 벤치마킹했다.
 
우선 국내 북스타트 운동 첫 시행지인 서울 중랑구 보건소를 방문해 북스타트 운동 시행 후 바뀐 변화를 확인했다. 중랑구 보건소는 1세 미만의 영아 930명에게 책과 손수건,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담긴 책꾸러미를 선물했고, 이로 인해 보건소 방문자가 늘어나면서 예방접종 인원이 10% 증가했다. 특히 북스타트 대상인 생후 6개월 영아의 예방접종수가 18%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양산시 보건소가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북스타트 운동으로 영유아의 독서습관도 기르고 예방접종률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중랑구 보건소는 사업 시행 후 중랑구 도서관에 영유아실을 증축하는 고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 외 지방자치단체의 전액 예산지원으로 운영되는 인천 연수구 보건소와 지역의 작은도서관과 보건소가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구시립도서관 등을 둘러보고 양산시에 맞는 롤모델을 설정했다.
 
지난 7월 22일 보건소관계자와 박윤정 시의원, 웅상도서관, 양산도서관, 본지 기자를 중심으로 북스타트 운동 추진위원회(가칭)가 결성되고 첫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양산시는 보건소와 공공도서관이 연계해 1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독서환경을 꾸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데 결론을 내린다. 전용공간 확보를 위해 보건소는 1층 예방접종실 옆에 위치한 모자보건실을 옮기고 그 자리에 북스타트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어머니와 아이들이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고 있다. 비치도서는 우선적으로 500권을 마련했고, 추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북스타트 운동이 효과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보건소는 웅상도서관과 양산도서관과 연계해 10명의 독서전문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북스타트 사업실에 상주하며 효과적인 독서방법을 알려준다.
 
또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를 북스타트 데이로 정해 보건소를 방문해 책을 읽는 습관을 정착시키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아이가 책을 읽은 뒤 변하는 모습을 개인블로그나 카페에 올리는 '북스타트 다이어리'도 시행해 지역사회의 많은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북스타트 대상자는 양산시에 주민등록을 둔 2008년 출생아로 DPT 3차 예방접종 완료자이며, 보건소 예방접종자는 예방접종실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타 의료기관 접종자는 부모 중 한 명의 신분증과 예방접종수첩을 제시하면 된다.
 
1년의 준비를 거친 양산시 보건소 '북스타트 운동'은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보건소 이경숙 계장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많은 참여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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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트 운동 국내사례>> 서울시 중랑구 보건소

책읽기, 모유수유처럼 중요한 것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책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중랑구 보건소는 2003년 4월 1일 북스타트 운동의 시범구역 선정 후 지금까지 매주 화요일 DPT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3차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에 방문하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회원등록 및 그림책 2권과 안내책자 등이 담긴 책 꾸러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생후 6~7개월 된 아기들이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책과 친숙하고 소리에 대한 각성, 집중력, 언어습득력 등을 키움과 동시에 엄마 아빠와의 교감을 깊게 해주기 위한 사업으로 실시한 것이다.
ⓒ 양산시민신문
 
중랑구 보건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북스타트 인원수는 1천200여명에 달해 중랑구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절반 정도가 북스타트 회원이라고 볼 수 있다.
 
매주 화요일은 북스타트 데이로 선정해 영유아 2~30명에게 책 꾸러미를 전달한다. 또 1층 영유아실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주며 아이들이 책을 장남감처럼 가깝게 인식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미리 자체적인 교육을 수료 받은 자들이며, 현재 2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올바른 독서방법과 책 선정 방법을 알려준다. 책꾸러미 전달 외에도 북스타트 운동 후속 프로그램으로 매달 1회 북스타트 어머니 교실을 개최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북스타트 운동에 들어가는 한해 예산은 3천만원 가량으로, 중랑구청과 북스타트 코리아, 중랑구 북스타트 위원회에서 각각 1천만원을 운영한다.
 
북스타트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지도과 한진희 주임은 "어릴 적부터 책을 가까이 한 아이들은 부모와 교감도도 높고 집중력도 높게 나타났다"라며 "아이들에게 책이 좋은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부모가 늘어나 지자체에 요구해야 아이들의 책 읽는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며 북스타트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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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트 운동 해외 사례>> 일본 후쿠오카시 현립도서관

자원봉사자의 힘, 북스타트 성공열쇠

50대 동화구연 봉사자가 프로그램 개발


ⓒ 양산시민신문
북스타트 운동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전문성을 갖춘 자원봉사자다.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피부에 와 닿는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북스타트 운동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첫 발을 디딘 양산시 역시 관이 중심이 되는 사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두 달 동안 겨우 10명을 모집해 전문 교육을 실시했을 정도.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 자원봉사자가 중심이 돼 북스타트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시에 위치한 현립도서관 별관 어린이 도서관은 좋은 모범사례다.
 
14년 전통을 가진 어머니들의 모임인 유즈리회가 주축이 돼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동화구연 발표회와 작품전시회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유즈리회는 1990년 요코하마에서 천으로 책을 만드는 강좌 수료생을 중심으로 이뤄진 자발적인 학습모임에서 봉사모임으로 발전했다.
 
지난 1998년 현립도서관 독서보급활동의 일환으로 위촉을 받아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소품으로 동화구연을 하고, 독서추진대회,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는 등 도서관의 모든 일에 앞장서고 있다. 평균 연령이 50~60대를 훌쩍 넘은 30여명의 회원들은 매주 각자 나뉘어 유치원과 학교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매주 셋째 주 월요일에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도서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등 북스타트 운동이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한 일등공신이다. 이렇듯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아이들과 함께 보는 것을 즐기는 유즈리회는 전문적인 공부를 꾸준히 해 변화하는 아이들 요구에 맞춰 책을 선정한다.
 
이런 노력으로 도서관에서 위촉을 받은 뒤에는 자부심 또한 높아져 프로그램 개발에 더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미야모토 기요코(66)씨는 "유즈르끼라는 나무에서 뜻을 가져온, 나누어 준다는 의미를 가진 모임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책부터 주면 거부감이 생긴다"며 "회원들이 모여 만든 앞치마와 천으로 된 그림책에서 이야기를 꺼내주고 장갑과 장난감을 통해서 흥미를 유발시켜 친숙하게 독서에 관심을 가지도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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