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전문성 무장만이 살길이다 - 의정부예술의전당
③ 관객의 심(心)을 사로잡아라! - 김해문화의전당
④ 연극의 일상화 속으로 빠져보자 - 안산문화예술의전당
⑤ 지역민이 바로 공연전문가 - 일본 세타가야 공공극장
⑥ 예술회관, 양산의 새로운 희망으로
이달 중순이면 3천석 시민회관의 용역을 시행할 업체가 최종 결정된다. 내년 4월이면 용역결과가 발표돼 본격적인 건립 추진에 들어간다. 지난 5월 처음 시가 계획을 발표했으니 7개월만의 성과다.
하지만 그동안 시의 행정은 일방적인 계획전달만 있었을 뿐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여론수렴과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1천500억원이 투자돼 향후 지속적으로 양산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될 공공극장의 설립인데 여론을 수렴하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지난해와 올해 공연된 기획공연 27건 중 834석을 채운 공연은 모두 9건에 불과하다. 그마저 2회 공연으로 분기점을 넘긴 공연이 3건이다. 올해는 김영임 효 콘서트만 1천명을 넘기며 명맥을 유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나훈아 쇼와 같은 흥행성 높은 대중공연을 올리기에는 800석이 작다’라는 숨은 이유로 3천석 시민회관을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그동안 3천석 시민회관이 양산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에 대해 알아봤다.
가장 먼저 시행되어야 할 것은 양산의 특성에 맞춘 운영방향 설립이다.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시어터가 규모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판단하고, 600석이라는 작은 규모지만 자체기획·제작공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창작공연을 일 년 내내 무대에 올리고 있는 점을 새겨봐야 한다.
양산시 역시 부산, 울산 사이에 위치한 교통흐름의 중심지로, 인근에는 부산시민회관을 비롯해 김해문화의전당, 창원성산아트홀 등 대규모 극장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시는 3천석이라는 히든카드를 내세워 전국최고 규모의 극장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역발상으로 성공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갖춰야 할 것이 너무 많다.
3천석이라는 규모에 맞는 운영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 시가 시설물관리공단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문화행정마인드가 빠져 있는 점이 문제다.
화려한 껍데기만 있고 속이 부실한 극장은 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혹에 불과하다. 공공극장의 내실을 다지는 프로그램은 공공극장의 생명과 같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처럼 정기적으로 일 년에 한 번씩은 자체기획공연을 제작해야 문화예술을 확대재생산하는 공공극장의 제역할을 다할 수 있다.
공공극장의 주인인 지역민을 자발적인 문화생산자로 만들기 위한 예술교육도 병행돼야 하겠다. 안산시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공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는데 효과를 보고 있는 점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양산이 기억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시민회관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감시가 절실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개인의 치적을 자랑하기 위해, 1회성의 흥행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1천500억이란 혈세를 붓는 시의 문화행정을 꼼꼼히 살펴보는 시민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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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원정 기자
극장에서 먼저 자리 뜨는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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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당시 개막작은 극단 초인의 무언극 ‘기차4’로 인간의 신체언어를 극대화시켰다는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무언극을 자주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그런데 인사만 하고 떠날 줄 알았던 마산시장이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다 보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시의원과 지역 인사들도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공연을 관람했다.
설사 언론에 보여주기식 행동이었다고 해도 마산시장의 행동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양산시는 어떤가. 올해에만 기획공연 8편을 비롯해 지역문화단체의 공연이 수없이 공연됐지만 시장이 끝까지 자리에 앉아 본 공연이 얼마나 되는가.
또 매번 테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삽량문화축전에서 처음으로 지역 역사성을 살려 시도한 박제상 가무악극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힘을 실어줘야 할 시장이 공연 중반 쯤 사라져 축전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무색해지기도 했다.
시의 수장이 가진 문화마인드가 이럴진대 다른 인사들에게 공연을 끝까지 보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시의 살림을 맡고 있는 대표로서 바쁜 공무가 쌓여있겠지만 적어도 분기에 한 번 씩은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문화예술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고 필요성을 느껴야만 시행착오가 없는 문화행정을 시행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말로만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헛구호는 양산시 전체를 놀래킨 3천석 시민회관 발상으로 충분하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진행됐습니다.